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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1년] 주요단체에 부는 변화바람

개혁의 거센 파고는 그동안 개혁의 사각지대거나 예외였던 곳에도 몰아치고 있다. 축협은 협동조합 통폐합이라는 전대미문의 변혁을 앞두고 생사의 기로에서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외자유치와 수출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면서 그 역할이 한층 높아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중앙정부의 지원없이 살아 남아야 하는 지방자치단체 등도 스스로 개혁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편집자 註】◇축협 축협(회장 박순용·朴順龍)은 IMF 시대를 맞아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밖에서는 협동조합 통폐합이라는 강한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안에서도 이대로는 살아 남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절박해지고 있다. 축협은 「작고 강한 조직을 만든다」는 목표 아래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벌이고 있다. 4,000여명의 직원도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장기적으로 같이 살 수 있는 길이라면 참아낼 수 있다며 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축산 농민이 진정한 주인이 된다」는 구호 아래 군살빼기에 벌벗고 나서고 있다. 중앙회의 직원을 현재 4,670명에서 2000년까지 3,604명으로 줄이고, 조직도 22개부·실에서 18개부·실로 4개를 없애기로 했다. 또 회원조합의 경우 조합수를 현재 202개에서 2002년 절반 수준인 100개로, 직원도 1만7,000명에서 1만3,600명으로 20%를 줄이기로 했다. 아울러 기본급과 복리후생비를 줄여 임금총액의 20%를 삭감토록 했다. 이에 따른 인건비 절감액은 연간 2,268억원. 이 돈을 몽땅 축산농민 지원에 쓰기로 했다. 생산성은 30% 이상 높여 1인당 매출액을 지난해 5억5,700만원에서 2001년 7억2,300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축협에서 돋보이는 개혁의 하나는 「회사 속의 회사」인 분사제도를 처음 도입한 것. 사료, 축산물판매, 육가공·유가공 등 경제사업 부문의 일정사업 단위를 이익 책임단위로 설정, 별도 회사처럼 운영하는 것이다. 축협은 일반 시중 은행과 축산 전문은행으로 특화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축산경영자금 지원을 올해 6,700억원에서 2002년 1조2,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으며, 점포내 축산물 직판코너를 설치하고 축산인을 위한 공제사업을 늘리기로 했다.【연성주 기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내년부터 국내에 1조2,000여억원을 투자할 예정인 프랑스 유통업체 프로모데스는 지난 6월 한국 진출을 위해 ㈜건영으로부터 서울 노원구 중계동 부지 매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도면상 건폐율(59.7%)이 기존 택지개발계획에 명시된 건폐율(47.8%)을 넘는다는 이유로 난관에 봉착하자 사업팀 철수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대표 김은상·金殷湘) 외국인투자지원센터는 급히 서울시·노원구·건설교통부·토지공사 등 관계자들을 모아 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인근지역 택지 개발에도 50~60%의 건폐율이 통용되는 점을 들어 전향적인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노원구청이 이를 전격 수용하면서 무산위기에 처했던 한국 투자가 성사됐다. KOTRA가 투자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 KOTRA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KOTRA는 지난 5월 외국인투자센터를 세운 뒤 외국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국내 합작 파트너를 알선하는 동시에 국내 진출 외국기업의 민원까지 대행 처리해주는 「원스톱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앉은뱅이 정부투자기관에서 「발로 뛰는」 투자유치 선봉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성과는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난다. 지난해 KOTRA의 투자유치 실적은 총 6건, 4,2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올들어 벌써 58건, 15억8,099만달러로 지난해의 38배를 넘어섰다. 현재 추진중인 사업도 43건, 7억4,023만달러에 달한다. KOTRA는 인터넷을 이용해 외국인 투자자와 국내 기업을 연결해주는 「전자외국인투자 지원센터」를 열 방침이다. KOTRA는 내년 5월까지 13억2,900만원을 들여 외국인투자지원센터 국가정보망을 구축한다. 시스템이 완성되면 세계의 투자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KOTRA 전산망에서 자신의 투자규모와 업종을 선택하면, 자동알선 시스템이 가동돼 즉시 원하는 분야의 한국 기업에 관한 정보을 받아볼 수 있게 된다. KOTRA가 벌이는 역점사업 가운데 하나가 중소기업 지원. KOTRA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전시회나 각종 상담회를 개최하려 해도 장소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착안, 서울 학여울에 대규모 「중소기업 전용 무역전시장」을 열기로 했다. 지난 10월 착공된 학여율 무역전시장은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옆 1만여평의 대지에 노천극장과 국제회의장 등을 갖춘 지상 2층 규모(연건평 3,300여평)로 세워진다. KOTRA는 54억원을 투입해 내년 2월 전시장을 완공, 연간 50회 이상의 국제박람회를 개최할 방침이다.【한상복 기자】 ◇장성군에 부는 바람 전남 장성군(군수 김흥식 金興植)이 지방 행정에 경영마인드를 적극 접목, 군민 수익 증대와 재정 확충에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우선 장성은 군단위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CI(CITY IDENTITY-도시이미지통합)와 BI(BRAND IDENTITY-상품이미지통합)를 개발했다. 이에 맞춰 쌀과 밭작물을 비롯해 과수 원예 채소 화훼 가공식품 및 축산물에 이르기까지 장성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 축 특산물을 대상으로 234종의 포장디자인을 개발,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장성군은 여기에 장성군의 실존인물로 알려진 홍길동의 캐릭터를 개발, BI와 연결하여 지역 농축특산물 홍보를 위한 시너지효과를 높이고 있다. 홍길동 캐릭터는 지난해 산업디자인진흥원을 통해 개발하여 현재 B&K·두남제과·문화학습교재 등 10여 중소기업에서 로열티를 받고 있다. 현재 SBS프로덕션과 홍길동과 주변 인물에 대한 다양한 응용캐릭터를 개발중으로 앞으로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음반 CD·홍길동 테마파크 등 다양한 문화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장성군은 정보화에도 앞서 1인 1 PC를 갖춰 서류의 60%를 전자결재로 처리하고 있다. 행정정보화에 11억원의 자금이 투입됐지만 평균 2~6일 걸리던 결재기간을 크게 줄였으며 연간 3억원의 종이값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지난 95년부터 매주 금요일에 전직 총리와 장·차관, 대기업 최고경영자, 학계 인사를 초빙해 군민과 공무원 등 500여명을 대상으로 2시간동안 「21세기 장성아카데미」를 개최, 의식개혁을 도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성군은 지난 2년간 정부와 각 기관으로부터 지방자치 경영대상, 행정서비스분야 최우수군 등 18개 분야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37억8,000만원의 상금을 타기도 했다. 이같은 장성군의 변화와 개혁바람은 『서비스와 효율성으로 무장된 행정, 고객인 국민에게 봉사하는 행정을 펼쳐라』고 강조하는 김흥식 군수의 리더쉽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일진 부사장 출신으로 확고한 경영마인드를 갖추고 있는 金군수는 『장성군의 BI작업과 캐릭터 개발 등 문화사업, 아카데미 등 모든 사업이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을 시도하는 파급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뿌듯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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