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목소리에 컬러를 입힌다.’ 대기업들이 저마다 톡톡 튀는 통화연결음(컬러링)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전화를 했을 때 “안녕하세요. XX그룹입니다”라는 딱딱한 기계음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기업이미지를 알리는 내용이나 광고, 로고송, 사가 등이 흘러나온다. 주요 기업들의 통화연결음은 기업마다 제각각 다른 색깔을 보인다. 기업마다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이슈가 다른 만큼, 10초라는 짧은 시간에 최대한 자신을 알릴 수 있도록 온갖 묘안을 짜내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의 휴대폰 통화연결음까지 기업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 내용으로 대체해 광고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 기업 통화연결음 시장은 무엇보다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까이 늘 가까이’라는 광고로 익숙한 한화그룹은 ‘뉴 한화송’을 그룹 전체 통화연결음으로 사용하고 있다. ‘꿈을 키워요 우리 함께 있어요, 당신 곁에 가까이 한화가 있어’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뉴 한화송은 가수 이현우씨가 작곡하고 대장금 주제가를 부른 이안씨의 편안한 목소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뉴 한화송은 한화그룹 모든 계열사의 통화연결음으로 채택됐으며 1만5,000명의 직원중 5,300명의 휴대폰 컬러링에 사용될 만큼 직원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LG그룹과 분리한 GS그룹도 친근한 기업이미지를 강조한다. ‘안아주세요’라는 노래말로 익숙한 광고음악을 그대로 사용해 ‘고객과 함께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창조한다’는 GS그룹의 경영이념을 나타내고 있다. 포스코도 TV광고 배경음악을 기업 통화연결음과 직원들의 휴대폰 컬러링에 사용하며 광고 효과를 올리고 있다. LG그룹은 95년 CI(기업이미지통합) 작업 이후 10년째 ‘사랑해요 LG’라는 로고송을 한결같이 사용하며 고객지향적인 기업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10초 내외의 통화연결음을 통해 해당 기업의 관심사나 이슈를 널리 알리는 기업들도 적지않다. SK㈜는 투명경영ㆍ해외자원개발ㆍ수출ㆍ행복나눔경영 등 4가지 테마를 성우의 목소리로 설명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에너지 전문기업을 강조하기 위해 믿음에너지, 경제에너지를 양대 축으로 삼고 있다”며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테마를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GS칼텍스는 사가를 통화연결음과 직원들의 휴대폰 컬러링에 사용한다. LG그룹에서 분리돼 GS그룹의 일원으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직원들에게 로열티를 불어넣고 에너지분야 리더로서의 기업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확실하게 심어주기 위해서다. GS칼텍스의 사가는 CM송의 대부로 불리는 명상음악가 김도향씨가 직접 작곡했고 가사는 사내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사내에서 뽑힌 10명의 직원들이 노래를 불러 가사 내용에 신뢰를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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