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외 M&A 활발… 국제시장 '큰손' 부상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차 인수, 하이얼의 멘게티 스파사 인수 등 중국기업들이 다국적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는 등 국제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3일 발표한 `이륙기에 들어선 중국기업의 해외진출' 보고서에 따르면 거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국의 전기.통신부문의 하이얼, TCL,BOE 등의 기업들이 M&A, 해외자원 개발 등을 통해 글로벌화를 선도하고 있다.

중국의 작년도 해외 M&A 건수는 45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33%가 늘었고 금액으로는 14억달러에 이르러 320%가 증가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외국의 첨단기술과 해외유통망, 브랜드 등을 단기간에 확보할수 있는 M&A를 적극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가전업체인 하이얼은 2001년 이탈리아의 멘게티 스파사의 냉장고 공장을 인수,유럽시장 공략을 시작했으며 TCL은 2002년과 2003년 독일의 TV업체인 슈나이더와 톰슨 TV부문을 잇따라 인수, 브랜드를 강화했다.

하이얼은 또 작년 한국법인을 설립, 할인점을 중심으로 와인냉장고 등 틈새시장에 침투하는데 주력하다 최근에는 백화점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BOE는 2003년 한국 LCD업체 하이디스를 인수, 첨단 기술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1993년 이후 무선호출기를 생산하고 있는 닝보버드는 프랑스 전자업체인 사겜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휴대폰 사업에 진출했고 슝마오는 에릭슨과 기술제휴를 맺었다.

샤신은 보다폰과 판매제휴를 맺는 등 중국 휴대폰업체들은 해외기업의 기술을이전받아 사업을 시작하는 추세라고 연구소는 밝혔다.

중국의 해외진출은 제품구조, 브랜드 전략, 제도환경 등에서 아직 초기단계지만개혁개방후 선진기업들로부터 습득한 글로벌화의 경험과 6천억달러를 넘어선 외환보유고 등을 감안하면 막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은 낙후된 경제시스템 때문에 본격적인 글로벌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재의 가격 우위전략에 기술과 브랜드력까지 보강되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더욱이 중국은 향후 베이징(北京) 올림픽, 상하이(上海) 엑스포 등 국가이벤트들이 중국기업들 도약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연구소는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중국기업들에게 노하우를 제공하거나 협력관계를 맺어 세계시장 진출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고 동시에 핵심기술과 브랜드를 고부가가치화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