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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18일 발표한 동반성장 방안은 협력회사와 연구개발(R&D)을 함께 진행해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다는 점에서 다른 그룹과 차별화된다. 이는 당장 협력회사의 숨통을 틔워주는 거래대금 현금결제와 같은 금융지원 등에서 한 발 나아가 중소 협력회사가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는 보다 장기적인 방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협력사와 공동 R&D 통해 윈윈 노린다=협력회사와의 R&D 협력은 LG그룹 입장에서도 미래성장동력으로 지정한 그린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장비 및 원재료를 국산화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LG화학의 경우 협력회사인 ㈜ENF테크놀로지와 공동으로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의 색상을 구현하는 감광재의 주요 원재료인 안료분산액을 개발했다.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던 이 물질의 국산화에 성공해 지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ENF테크놀로지의 매출액은 2006년 6억원대에서 지난해 110억원대로 무려 20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이 회사는 현재도 LG화학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나서면서 올해 상반기에는 발광다이오드(LED) TV용 안료분산액의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3D TV용 안료분산액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다. LG그룹은 이처럼 공동 R&D를 진행할 협력회사를 선정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 'LG-중소기업 테크페어'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기에서 선정된 협력회사 20여개에 대해서는 연구개발비 및 기술 노하우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협력회사 R&D에 올해부터 5년간 총 1,000억원 규모의 자금도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개최한 제1회 테크페어에서는 태양전지, 전기자동차 배터리, 차세대 조명 등 그린 신사업 분야에서 17개 중소기업을 선정한 바 있다. ◇금융지원 확대, 우수인재 확보에도 도움=협력회사에 대한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협력회사와의 거래대금을 100% 현금결제하는 계열사가 지난해 9월 LG전자ㆍ화학ㆍ디스플레이ㆍ이노텍 등 4개사에서 이번에 LG유플러스와 LG CNS까지 동참하며 6개사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협력회사 거래대금 규모도 연간 8조5,000억원에서 9조원으로 늘어났다. 이들 6개 계열사는 또 1,165개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올해 1,83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거래대금 지급기일을 15일에서 10일 이내로 단축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또 LG의 인사풀을 활용해 협력회사가 우수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경영혁신ㆍ품질ㆍ그린경영ㆍ리더십ㆍ어학 등의 분야에서 실시 중인 협력회사 직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의 대상도 2ㆍ3차 협력회사 직원으로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LG는 6개 계열사별로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동반성장 전담 조직을 확대하거나 개편해 협력회사 의견을 수렴하는 데 적극 활용할 계획이며 구매담당 임원의 인사평가시 동반성장 추진실적 항목을 반영해 평가하기로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LG는 협력회사와의 공동개발, 공동혁신, 공동 공정개선을 통해 얻게 된 원가절감 성과 및 경영성과를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공유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원가절감 등의 공동 혁신성과에 대해 협력회사가 기여한 만큼 성과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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