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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결산법인 주총결산] “주주 못잡으면 경영권 위협” 실감

"주주총회을 원만히 마쳤다는 것보다는 앞으로의 부담이 더 큽니다.” 지난 12일 주총에서 소버린자산운용과의 경영권 경쟁에서 승리한 SK㈜의 모 임원이 주총장을 빠져나가며 던진 말이다. 지배구조를 혁신하며 경영권을 지켜냈지만 56%에 이르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조금의 틈만 보여도 다시 경영권을 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올해 SK주총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주주의 마음을 잡지 못한다면 도리어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SK의 사례는 국내 기업들이 주주중시 경영을 정착시키는 데 몇 년을 앞당겼다”며 “배당뿐만 아니라 각종 정책 등에 있어서도 주주를 최우선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갈수록 높아지는 배당=주주중시 경영의 근간은 주주에게 얼마나 많은 이익을 돌려주느냐는 데 있다. 이런 점에서 증권 전문가들은 올해 주총 결과에 합격점을 주고 있다. 12월 결산법인의 사상최대 배당금 지급은 주식시장에도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을 높여 장기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효과를 불러올 것이란 지적이다. 19일 주총을 마친 기업 중에도 동국실업이 97.3%에 달하는 배당성향으로 눈길을 끌었다. 동국실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0억2,000만원 중 9억9,000만원을 배당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들의 고배당은 투자자들에게 주식투자를 저축의 개념으로 인식을 바꾸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정책도 주주 중심으로 변화했다. 현대차를 비롯해 CJㆍCJ홈쇼핑ㆍCJ엔터테인먼트ㆍ국순당 등 65개 상장ㆍ등록기업이 1년에 네 번 배당하는 분기배당제를 도입해 배당투자에 대한 매력을 높이는 동시에 기업투명성도 한층 높였다. 포스코의 경우 경영실적이 반영된 배당성향을 배당지표로 삼아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히면서 최근 주식시장에서 가치주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주식소각 규정을 신설하는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사장은 “주주이익 극대화를 통한 기업가치 높이기에 적극 나서겠다”며 “배당가능 이익의 대부분을 자사주 매입 소각ㆍ배당 등으로 주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지배구조 개선 가속화=SK㈜의 교훈은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에 자극제가 되고 있다. 올해 주총에서 주요 기업들은 사외이사의 비중을 전체 이사의 절반 이상으로 늘렸고 독립된 감사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지분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어떤 기업도 `제2의 SK`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점이 기업들로 하여금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우군` 확보에 나서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템플턴ㆍ헤르메스펀드 등 외국계 펀드들은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느 누구의 편도 될 수 있는 존재”라며 “지배구조 개선에 따라 이익이 늘어난다면 적대적 M&A 상대방에 대해서도 주저 없이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포스코가 17일 기업지배구조 헌장을 발표하고 현대모비스ㆍ현대차 등이 사외이사의 비중을 늘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움직임이다. 이날 주총을 마친 한진해운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이사진을 4명에서 11명으로 늘렸다. 또 거수기 역할에 그쳤던 사외이사들의 면모와 역할도 한층 강화됐다. 이와 함께 올 주총에서는 이사 선임시 소액주주들의 권한이 강화되는 집중투표제를 도입,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는 기업들도 크게 늘어났다. 포스코가 주총에서 정관상 집중투표제 배제조항을 삭제, 차기 주총부터 집중투표제를 실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을 비롯해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한전ㆍKTㆍKT&Gㆍ국민은행ㆍ신한지주ㆍ우리금융ㆍ하나은행ㆍ외환은행 등이 집중투표제를 도입했다. 의결권 행사에 눈치를 보던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지배구조 개선 등의 이슈에서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한 점도 이번 주총에서 달라진 점으로 꼽힌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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