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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글로벌전략이 노조의 발목잡기로 제동이 걸리고 있다. 회사 측은 밀려드는 상용차 수출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2교대 근무를 추진 중이지만 노동강도가 높아진다는 노조 측의 반발로 해외수출마저 끊길 위기에 몰리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 시장에서는 파업 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올해 판매목표(50만대)는 물론 내년 목표(55만대)까지 달성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높아지고 있다. 최한영 현대차 상용차 부문 사장은 9일 서울 삼성동 COEX에서 열린 고품격 대형버스 ‘유니버스’ 신차 발표회에서 “최근 러시아에서 20억달러 규모의 버스 등 상용차 수주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계약규모가 추가로 30억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하지만 노조 측의 1일 2교대 근무 반대로 수출 물량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이어 “노조 측의 2교대 근무 반대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오는 13일부터 상용차 수주를 위해 남미 출장을 계획 중”이라며 “1조원가량의 수주가 예상되지만 현재의 연산 5만대 규모로는 해외수출 물량 감소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2010년 국내 5만대, 해외 9만대 등 총 14만대의 상용차를 판매하기로 했던 현대차의 해외시장 공략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조 측의 2교대 근무 반대가 지속되면 대규모 수출은 물론 이미 수주한 물량조차 제때 납기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는 내수물량 6,000여대, 수출물량 6,000대 등 총 1만2,000대의 주문을 받아놓고 있어 버스의 경우 6개월치 물량이, 5톤 트럭은 2~3개월치 물량이 밀려 있다. 현대차는 연산 10만대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추고도 50%인 5만대만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부터는 수출 지연을 우려, 경영진 측이 사실상 수출 주문을 회피하고 있다. 김영국 현대차 전주공장장은 “2교대 근무를 위해 최근 생산직 700명을 신규 채용하기 위해 면접까지 마쳤지만 노조 반대로 채용 절차마저 전면 중단된 상태”라며 “현재 진행 중인 노조와의 협의가 원만하게 타결돼야 신규 인력을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자동차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는 최근 미국 소비자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4기통 엔진 차량인 엘란트라(아반떼)ㆍ액센트(베르나) 등이 한국에서의 생산 차질로 인해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노조의 파업 등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현대차의 올해 판매 목표인 50만대와 2007년 목표인 55만대 등도 달성하기 어려워 현대차의 글로벌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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