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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출 실적, 믿었던 간판 기업들까지 무너지나

수출 간판기업으로 믿었던 기아차와 현대차의 실적까지 맥없이 무너지는 듯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기아차는 24일 1·4분기 경영실적 발표회에서 올 1~3월 매출액 11조1,777억원에 영업이익은 5,11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30.5%나 줄었다. 전날 발표된 현대차의 1·4분기 영업이익 또한 1조5,880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18% 감소했을 뿐 아니라 2010년 4·4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질주하던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쌍용차의 경우 1·4분기 342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이 아예 역주행으로 돌아서버렸다.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악화에는 나름의 원인이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공히 유로화·루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져 판매가격이 낮아지고 공장 가동률도 떨어진 점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가뜩이나 신흥국들의 경기 부진과 업체 간 경쟁격화로 힘든 판에 엔저(低) 현상까지 심해져 수출기업들을 괴롭히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수출 간판기업들의 실적악화와 더불어 경제 전반에 위기의 징후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관세청이 공개한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액은 272억5,4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1.1% 줄었다.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4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복판에 있던 2009년 이후 이토록 수출상황이 악화됐던 적은 없었다. 수출부진과 맞물려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마저 0.8%에 그쳐 4분기 연속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일본 장기불황의 초입과 닮은꼴이라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지적을 결코 소홀히 넘길 수 없는 형편이 됐다.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 추경 편성과 추가 금리 인하 등 다양한 방책들이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처방만으로 경제를 살릴 수 없음은 이미 확인된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이젠 경제의 고비용 구조를 변화시킬 제도 혁신과 기업투자 촉진을 위한 과감한 규제완화를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도 구조개혁을 주도해야 할 국회는 정치 다툼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여야는 경제의 위기징후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 전에 정쟁을 멈추고 민생정치로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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