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고] 21세기의 정치리더십
입력1999-12-12 00:00:00
수정
1999.12.12 00:00:00
오늘날 정치적 리더십의 위기는 곧 한국의 위기로 회자되고 있다.아마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지금보다 높았던 시기는 없었던 것 같다. 우리사회에서 정치는 가장 낙후된 부문이며 정치인은 존경의 대상이 아닌 냉소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수십년간의 민주화운동을 통해 힘겹게 성취한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하는 무서운 적이 아닐 수 없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을 「정치적 동물」로 정의했는데 그것은 인간이 공동체 내에서 공적인 일에 적극 참여할 때 비로소 인간적 완성을 가져올 수 있음을 뜻한다. 그래서 민주주의 하에서 이상적인 시민은, 개인적 이해만을 추구하는데 그치지 않고 공공의 일을 적극적으로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는 참여정신을 갖는다.
따라서 정치도 다름아닌 「공공의 일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의미하며 민주주의는 이를 가능케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민주화를 이룩한 우리 정치는 점점 더 외면당하고 있다. 과거엔 우리는 경제성장의 달성이라는 산업화의 열기가 있었으며, 또한 민주주를 달성하려는 민주화의 열정이 뜨거웠다.
개개인의 사적 이해를 초월하는 사회공동체의 목표를 위해 헌신했고, 이러한 공동의 목표로 국민들을 단결시키려는 정치지도자들이 존재했었다.
그런데 민주화 이후 그러한 공동의 목표와 의지는 사라지고 우리는 점점 사적 이해관계만을 추구하는 존재로 축소되어 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 시점에서 정치냉소를 불러온 장본인은 바로 정치인들임을 반성해본다. 사회발전의 속도에 비해 정치발전 속도는 현저히 지체되어 왔다. 이해관계의 다양화, 새로운 세대의 등장, 이념적 개방성 등 사회는 이미 21세기를 향해 나아 갔지만, 정치는 여전히 전근대적 파당의 정치, 지역주의를 볼모로 한 구시대적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그리고 21세기를 제대로 맞기위해서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정치적 리더십의 복원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개발독재시대의 권위주의적 리더십이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던 투사적 리더십을 다시 연출해서는 안된다. 사회적 균열과 갈등이 높아가는 현 상황에서 필요한 리더십은 바로 민주적 리더십이다. 그리고 국민적 갈등을 해결하기위한 사회통합과 국민통합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요청되며 사적인 이해보다 공공의 일과 전체 이익을 도모하는 적극적인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리더십 형성은 구습을 깨는 개혁정신과 지역주의와 연고주의에서 벗어난 보편주의적 사고가 전제됨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21세기 정치리더십의 목표는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촉진하고 궁극적으로 통일시대를 이끌어가는 것이다. 또 세계속에서 한국인의 웅비를 겨냥한 열린 민족주의와 보편적 세계주의로 무장된 리더십이다. 이는 이념적 개방성, 실용주의적 사고와 실천, 세계를 향한 개방적인 자세를 갖추어야 함을 의미한다. 높은 도덕성과 윤리성은 우리사회에서 특히 요구되는 지도력의 요건이다.
또 정치인은 결과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 정책의 방향을 올바로 설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전문지식과 정치력의 구비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정치리더십은 결국 국민에 의해 선택되고 국민에 의해 육성된다는 것을 유의해야한다. 국민들이 정치력의 부재를 탓하고 냉소와 무관심으로 일관하면 계속해서 무능한 정치리더십을 양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는 하루빨리 일소하고, 올바른 역사관과 세계관, 높은 도덕성과 윤리성, 그리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정치리더십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한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