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사업인 소재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장재진(53·사진) 오리엔트정공(065500) 대표는 20일 경상북도 구미공장에서 기자와 만나 “회사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사업에 반드시 진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대표는 “아직은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해당 기업의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조만간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겠다”며 “인수합병을 통해 소재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기반을 갖추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소재와 부품을 일괄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자동차 부품 사업에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을 더해 시너리를 냄으로써 외형 확장과 수익개선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사실 오리엔트정공은 소재 사업을 위한 기술 개발은 이미 마치 상태다. 현대제철과 함께 제철소 부산물인 키쉬흑연을 이용한 차량용 복합소재(고열전도성 수지복합체)를 개발해 관련 기술 특허를 따 놓은 것. 장 대표는 “새로 개발한 소재는 자동차용 방열부품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그동안 수입에만 의존했던 방열플라스틱 소재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현대제철이 고열전도성 수지복합체를 활용해 사업을 할 수 있는 합작회사를 만들자고 제안해 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는 제품과 판로 다변화를 통한 외형성장에 주력할 생각이다. 가장 대표적인 품목이 전기차 엔진 제어부품. 오리엔트정공은 계열사인 오리엔트전자와 함께 전기차 엔진 제어부에 해당하는 ECU(Electronic Control Unit) 부품 개발을 완료하고, 상업생산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ECU는 자동변속기, ABS 등을 컴퓨터로 제어하는 핵심모듈이다. 지난 1990년대까지만 해도 자동차 한 대당 10여개의 ECU가 탑재됐지만, 최근에는 자동차 1대에 80여개의 ECU가 필요할 만큼 핵심부품으로 성장했다.
해외 수출용으로만 생산하고 있는 듀얼클러치(DCT-7)는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자동화된 수동변속기인 DCT-7은 주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채택해 사용하는 부품이다. 이 부품을 사용하면 연비는 최대 6%, 가속성능은 6.5%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미국 현대차 알리바마 공장에서 생산되는 벨로스터에 DCT-7이 적용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국내 생산 차량에도 DCT-7를 탑재한 예정으로 본격적으로 생산에 돌입하면 매년 150억~25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생산기지인 베트남 현지 공장 생산도 본격화한다. 오리엔트정공의 베트남 생산공장은 오리엔트그룹이 지난 2011년 오리엔트정공을 인수한 이후 수주물량이 부족해 공장 명맥만 유지해왔다. 오리엔트정공은 지난해 제품 다변화를 위해 베트남 공장에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현재 베트남 공장은 자동차 부품, 트랜스 부품, 노이즈필터, LED조명사업, 조립PC 등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오리엔트그룹 계열사들과 협력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장 대표는 “올해 초 트랜스사업 부품 생산라인의 부분 재가동을 시작으로 베트남 공장이 본격적으로 재가동됐다”며 “오는 2018년까지 인도에 수출하는 섀시부품 물량을 확보하는 등 일감이 몰려들고 있어 매출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고부가가치 수익을 창출하는 소재사업과 자동차 부품사업 다변화를 통해 올해 매출확대와 더불어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2011년 230억원이었던 매출액이 3년 만인 올해 2배가 넘는 5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한 데 이어 올해는 당기순이익도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어 “새로운 사업분야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오는 2018년까지 매출액 1,500억원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오리엔트정공은 시설투자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는 29~30일 6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장 대표는 “오리엔트정공 대주주가 전체 지분의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유동주식 물량이 너무 적다”며 “이번 유상증자에서 유동 물량을 늘리기 위해 대주주는 10~20%의 물량만 확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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