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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일수록 패키지 디자인으로 승부하라

사사다 후미 日 패키지디자인업체 브라비스 대표

하이트 맥주 브랜드 'd' 리뉴얼 후 매출 80% 늘어

적은 비용으로 효과 뛰어나 새 브랜드 론칭보다 효율적


고객들의 30~40%는 어느 브랜드, 어떤 제품을 살 지 미리 정하고 매장에 들어온다. 나머지 60%는 상품만 생각하고 발걸음한다. 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 바로 '끌림'이다. 예뻐서, 믿음이 가서, 고급스러워서….

일본의 대표적인 패키지 디자인업체인 '브라비스 인터내셔널'의 사사다 후미(62·사진) 대표는 상품이 머리가 아닌 가슴에 호소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사사다 대표는 "소비자가 매장에서 던진 단 0.2초의 눈길로 기업 이미지가 결정되고 이는 곧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매출로 연결된다"며 "소비자와 제품간의 이 0.2초의 만남에 승부가 나는 것이 바로 패키지"라고 강조했다.

사사다 대표는 "보통 대기업이 연간 제작하는 상품이 1,000가지 정도 되는데 이를 모두 광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따라서 고객과의 1차적인 커뮤니케이션 툴은 바로 패키지이며 고객들이 패키지를 곧 브랜드처럼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불황일수록 패키지 업체의 매출이 늘어난다는 이론을 폈다. 불황에는 기업들이 투자비가 많이 드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기보다 브랜드 리뉴얼로 기존 브랜드를 강화하는 경향이 강하고 소비자들은 새로운 도전보다 익숙함을 선택하다 보니 패키지 리뉴얼이 더 효율적이라는 논리다. 그는 "불황기 브랜드 관리는 바로 패키지 디자인 리뉴얼로 이는 고정 소비자를 잃지 않으면서 브랜드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불황기 최고의 전략"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그가 패키지 변화가 매출 상승을 가져온 대표적인 사례로 든 제품이 하이트진로의 맥주 브랜드 'd'다. 그는 'Dry(일본에서는 상쾌하고 깔끔한 맛)'를 내세워 'd'로고를 만들고 한국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타원형 병 라벨과 은색을 썼다. 지난 3월 리뉴얼 이후 올 3·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80%나 늘면서 하이트진로의 효자상품으로 등극했다. 사사다 대표는 "음료의 경우 디자인보다는 병 모양이 브랜드 가치가 된다"며 "d뿐아니라 야쿠르트, 코카콜라 등 내용물이 없어도 병만으로 브랜드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옴론(omron) 체온계를 꼽았다. 이 제품은 패키지를 바꾼 지 3개월 만에 매출이 1.5배 늘었고 1년이 지나자 시장 내 비중이 기존 30%에서 70%로 껑충 뛰었다고 전했다. 성공적인 패키지의 조건은 무엇일까. 사사다 대표는 "패키지 디자인은 바로 '낚시'와 같아 어떤 고객에게 팔 것인가에 맞춰 낚시대와 바늘, 실을 정해야 한다"며 "패키지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으로 메시지와 이미지가 함께 전달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패키지 디자인이 1970~80년대에는 미국, 유럽의 디자인을 흉내내는데 그쳤지만 이제는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왔다며 매우 독자적이라고 평가했다. 사사다 대표는 36년 전 세계 브랜드 컨설팅기업 미국 랜도 어소시에이츠에 디자이너로 입사해 18년간 CI(기업이미지)와 패키지 디자인을 다뤘고 1996년 일본에 건너와 브라비스 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브라비스는 켈로그, 닛산, 로레알 등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국내에서는 농심(신라면), 동서식품(T.O.P), 하이트진로(맥스, d), 롯데제과(빼빼로) 등 다양한 기업의 패키지 디자인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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