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작업실은 아무나 들어설 수 없는 공간이다. 때문에 묘한 기대를 품게 하는 곳이다. 작가는 왜 이런 작품을 만들고 미완성의 그림은 어떤 모습일까. 서양물감으로 동양화풍의 그림을 그리는 석철주의 작업실은 물감이 잔뜩 튀어 원래 바닥색을 알아볼 수가 없다. 갖가지 색으로 뒤덮인 작가의 옷은 페인트공 못지않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산이 그 유명한 ‘신(新) 몽유도원도’의 산세를 그리게 했다 한다. 카지노를 소재로 극사실적인 정물화를 그리는 두민의 작업실. 그의 선반에는 작품에 등장하는 각종 주사위와 도박용 칩이 종류별로 차곡차곡 쌓여있다. 액상 플리스틱으로 표면처리를 하지 않은 날것의 그림들이 즐비하다. 이들은 양주시 장흥아트파크 내 아뜰리에 건물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있다. 장흥아트파크는 오는 22~24일 작업실을 가보는 게 쉽지 않은 일반인들을 위해 특별히 문을 개방하는 ‘오픈 스튜디오’ 행사를 진행한다. 이동재ㆍ원성원ㆍ하태임ㆍ정지현ㆍ정명조ㆍ정직성 등 화단에서 활약중인 작가 60여명이 이 곳 2동의 아뜰리에에 입주하고 있다. 방치된 야외수영장을 개조한 조각아뜰리에는 신치현, 성낙중 등 7명이 사용하고 있다. 철근 용접작업부터 수영장 옆 전시까지 가능한 공간이다. 아뜰리에까지 가는 길에 건너는 2개의 다리는 각각 최태훈과 김건주의 작품이다. 조각가들은 같은 기간에 ‘여행자의 집’이라는 주제로 특별전을 연다. 관람 방문객을 위한 소품 특별전도 마련됐다. 제2아뜰리에 지하 전시실에 입주작가 중 42명이 내 놓은 10~30호 크기 소품 60점이 전시 중이다. 100만~300만원 안팎의 작품이 대부분이다. 미술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일반인,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한 각종 공연과 10여가지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배수철 장흥아트파크 대표는 “예술인 중심의 ‘오픈 스튜디오’ 행사를 적극적으로 보여줘 저변을 넓히는 기회로 만들고 작가들 역시 일반인의 반응을 볼 수 있어 유익하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3호선 구파발 역에서 버스를 타고 도착할 수 있다. (031)87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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