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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화학기업들은 조~용

"실적부진은 시황 악화 탓" … 삼성 LG 등 계열 수장 유임


요즘 재계는 사업재편 및 조직개편으로 떠들썩하지만 마치 무풍지대처럼 조용한 곳이 있다. 바로 화학기업들이다. 화학기업들의 경우 올해 내내 시황악화에 따른 실적부진으로 최고경영자(CEO)의 대거교체설이 끊이지 않았지만 주요 그룹 인사로 막상 뚜껑이 열리고 보니 별다른 자리이동이 없었다.

실제로 지난 3·4분기 실적을 보면 LG화학은 매출 5조8,651억원, 영업이익 5,1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0.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4%, 23.3% 줄었다. 삼성정밀화학도 3·4분기에 매출 3,247억원, 영업이익 18억원, 당기순이익 7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1% 감소한 수치다. 삼성석유화학 등 다른 회사 역시 실적악화에 신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삼성은 2일 실시된 사장단 인사에서 사업개편으로 수장 교체가 예상된 제일모직을 제외하고 화학계열사 수장 전원을 유임시켰다. 이에 따라 삼성토탈은 손석원 사장, 삼성석유화학은 정유성 사장, 삼성정밀화학은 성인희 사장, 삼성BP는 이동휘 사장 등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지휘봉을 잡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부진으로 중폭 이상의 CEO 교체설이 나왔으나 실제로는 변화가 없었다"며 "시장의 전망과는 다르게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LG그룹의 화학계열사인 LG화학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시장침체 등으로 석유화학 등의 실적이 좋지 않고 신사업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사에서 박진수 사장 겸 석유화학본부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또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의 박영기 사장과 전지사업본부의 권영수 사장도 현 직책을 그대로 유지했다. LG화학은 크게 ▦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 ▦전지사업 등 세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각 파트의 수장들이 교체되지 않은 것이다. GS그룹도 화학과 정유 등을 담당하는 GS칼텍스에 대해서는 CEO를 교체하지 않았다.



결국 삼성과 LG 등은 화학계열사에 대해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셈이다.

삼성의 경우 금융계열사 수장 대부분을 바꾸고 LG그룹도 LG전자의 TV사업 수장을 교체했으며 GS그룹 역시 건설 임원을 문책했는데 왜 금융·전자·건설 못지않게 실적이 부진했던 화학 부문의 인적쇄신은 단행하지 않았을까.

이유는 화학기업의 실적부진은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불가항력이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겪고 있는 실적부진은 전세계 시황악화에 따른 여파로 아무리 뛰어난 CEO가 와도 바꾸기 힘들 것"이라며 "삼성과 LG 인사에서 이 같은 점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현재의 부진은 외부요인으로 내부요인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년 석유화학 시황개선이 예상되고 있다"며 "조직과 시스템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현재 CEO가 주축이 돼 위기를 돌파하자는 판단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내년은 화학업계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CEO 유임 카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경우 적잖은 조직 및 인사 개편이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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