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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페인티드 베일, 더디게 펼쳐지는 사랑의 美學

서머셋 모옴 원작 소설 영화화<br>중국 산골 이국적 풍광 볼거리



많은 사람들이 첫눈에 반한 사랑을 꿈꾼다. 때문에 많은 문학작품, 영화들도 이런 첫눈에 반한 사랑의 이야기를 다뤄왔다. 처음 만난 순간 첫눈에 반해 목숨을 걸고 열정적으로 사랑을 하는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열정적 사랑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사람들을 사로잡아왔다. 하지만 이런 사랑만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의 전부는 아니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면서 천천히 조금씩 상대방에게 젖어 들어가는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들도 우리 곁에는 많이 있다. 처음에는 그저 냉정하고 무뚝뚝한 줄로만 알았던 그가 전혀 몰랐던 의외의 따뜻함을 보여줄 때, 철없는 줄로만 알았던 그녀의 사려 깊은 모습을 보았을 때 기존에 가졌던 상대방에 대한 편견대신 이해가 이를 대신하며 서로에게 조금씩 젖어 든다. 그리고 그 이해는 점점 사랑이 된다. '페인티드 베일'은 이렇게 뒤늦게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이를 통해 사랑을 깨닫게 되는 두 남녀의 느린 사랑을 다룬 이야기다. '달과 6펜스', '인간의 굴레' 등을 쓴 영국의 작가 윌리엄 서머셋 모옴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한때 서로 증오하고 미워했으나 결국 서로에 대한 사랑을 뒤늦게 확인하게 되는 남녀의 모습을 통해 진정 사랑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이해라는 것을 말한다. 영화는 1925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다. 화려한 생활을 즐기는 도도한 아기씨 키티(나오미 와츠)는 결혼하라는 부모의 재촉을 받고 화김에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세균학자 월터(에드워드 노튼)의 청혼을 받아들이고 그의 근무지인 중국 상하이로 함께 떠난다. 부모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랑 없는 결혼을 한 키디. 무뚝뚝하고 차갑기만 한 월터와의 결혼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사교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외교관 찰리(리브 슈라이버)와 위험한 불륜에 빠진다. 결국 키티의 이런 불륜을 눈치채고 만 월터. 그녀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 콜레라가 창궐한 중국 산골 마을인 메이탄푸 병원에 자원을 하고 그녀와 함께 콜레라가 한창인 중국 산골마을로 향한다. 그곳에서 콜레라를 예방하고 환자를 치료하느라 여념이 없는 월터. 게다가 보수적 태도를 보여 치료에 비협조적인 산골 마을 사람들을 설득까지 해야 한다. 산골 마을의 무료함을 참지 못한 키티도 프랑스 수녀가 운영하는 월터의 병원에 딸려 있는 보육원에서 일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렇게 서로 무엇인가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둘은 서로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두 사람의 진정한 사랑이 시작된다. 탄탄한 원작을 충실히 각색해 만든 이 영화는 그런 만큼 주인공들의 섬세한 심리변화를 잘 잡아냈다. 한때 서로를 증오했으나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면서 끝내 사랑을 깨닫게 되는 두 사람의 감정의 흐름이 잔잔한 화면에 담겨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전달된다. 주인공 두 사람의 섬세한 연기는 이런 울림이 큰 영화를 만들어낸 큰 부분. '프라이멀 피어', '파이트 클럽'의 에드워드 노튼과 '킹콩'의 금발미녀 나오미 와츠의 내면연기가 볼만 하다. 영화의 시나리오에 끌려 공동제작까지 맡은 이 두 배우의 최선을 다한 연기가 오래된 원작 소설에 현대적인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영화의 아름다운 이국적 풍광은 '페인티드 베일'의 또 다른 볼거리. 중국 중남부의 산골마을을 무대로 한 이 영화는 중국 쾅스 지역에서 촬영됐다. 원시림과 아름다운 강, 고즈넉한 시골 마을의 정취들이 영화의 서정성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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