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 우즈 제치고 세계랭킹 '1위'

'흑진주' 비제이 싱(41.피지)이 264주 동안 계속되던 타이거 우즈(미국)의 독주 체제를 무너뜨렸다.

싱은 7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근교 노턴의 보스턴TPC(파71.7천451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도이체방크챔피언십(총상금 500만달러)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정상에 올랐다.

13언더파 271타의 우즈를 3타차 공동 2위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은 싱은 세계랭킹 포인트 48점을 보태 평균 평점 12.72점이 되면서 12.27점에 머문 우즈를 밀어내고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세계 랭킹은 최근 2년간 출전한 대회 성적을 대회의 규모와 비중 등을 감안해 차등화한 점수를 부여하고 시점에 따라 분기마다 가산율을 곱한 값에 대회수를 나눠매긴다.

매주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대회가 끝날 때마다 매기는 주간 세계랭킹에서 우즈는 통산 334주 1위를 차지했고 99년 PGA챔피언십 우승으로 1위에 오른 이후 5년이넘도록 독주를 계속해왔다.

싱은 98년 6월 잠깐 1위에 올랐던 어니 엘스(남아공) 이후 6년만에 미국인이 아닌 세계 1위 골프선수가 되는 기록도 남겼다.

특히 싱은 지난해 우즈의 상금왕 6연패를 저지한데 이어 올해 세계랭킹 1위 마저 빼앗아 명실상부한 세계 1인자가 됐다.

싱은 또 이번 우승으로 시즌 6승으로 다승 부문 1위를 질주하면서 통산 21승을 달성했고 우승 상금 90만달러를 더해 시즌 상금 788만9천566달러로 상금왕 2연패를사실상 굳혔다.

싱은 "작년에도 내 목표는 세계1위였고 올해도 역시 세계1위였다"면서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싱은 또 "41살의 나이에 이렇게 골프를 잘 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겠지만 나는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에 42살이 되는 내년에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말해 새로운 '황제'로서의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와 함께 우즈의 형편없는 드라이브샷에 빗댄 듯 싱은 "내 드라이버가 우승의 열쇠"라고 말하고 "나는 멀리 치면서도 똑바로 보낸다"고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다.

264주 연속 세계랭킹 1위라는 신기록 행진이 중단된 우즈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면서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우즈는 "싱과 지금까지 많은 대회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기회가 많을 것"이라며 '넘버원' 탈환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같은 조로 경기를 펼친 우즈와 싱은 13번홀에서 동타를 이뤄 팽팽한 승부가 예상됐으나 14번홀(파4)에서 우즈가 보기를 범하면서 싱 쪽으로기울었다.

싱은 15번홀(파4) 버디로 우즈를 2타차로 따돌렸지만 3개홀이 남아 있어 안심할수 없는 상황.

승부는 17번홀(파4)에서 마감됐다.

우즈가 두번째샷을 홀 3ｍ 옆에 떨궈 버디 기회를 만들었지만 싱은 7ｍ 짜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쐐기를 박았다.

낙담한 우즈는 17번홀 버디 퍼트를 놓쳐 3위로 처질 위기에 몰렸으나 마지막홀 버디로 겨우 공동2위로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

작년 이 대회 챔피언 애덤 스콧(호주)은 6언더파 65타의 맹타를 뿜어내 우즈와 함께 공동2위에 올랐다.

한편 싱과 우즈는 9일 밤부터 열리는 벨캐나다오픈에는 나란히 결장한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