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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LCD경기 살아났지만…" 장비·부품업체는 오히려 울상

대기업 납품단가 인하 압력 거세 24시간 공장 돌려도 순익 줄어<br>가격조건 좋은 해외로 눈길 돌려


수도권에서 LCD 장비업체를 경영하는 이모 사장은 요즘 주문이 밀려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 평소 거래하던 대기업에서 지난해 말부터 물량이 늘었으니 납품단가를 30%나 낮춰달라고 압력을 넣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협력사가 30%의 이익을 남긴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라며 "다행히 중간선에서 절충점을 찾고 있지만 앞으로 회사를 꾸려갈 일에 걱정이 태산 같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반도체나 LCD 경기가 살아나면서 장비 및 부품 등을 공급하는 중소 협력업체들도 덩달아 주문이 몰려 호황을 누리고 있다지만 정작 이익규모는 갈수록 쪼그라들어 울상을 짓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기업들의 관련 장비나 부품 등 수주물량이 쏟아져 매출 자체는 지난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단가인하 압력이 워낙 거세지다 보니 오히려 이익은 줄어들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하루 24시간 공장을 돌려도 협력사들에 돌아가는 실제 이익은 쥐꼬리만 하다는 게 중소업계의 한결같은 얘기다.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B사의 경우 최근 공장 가동률이 95%를 넘어서 하루 3교대로 직원들을 돌리고 있다. 경기회복을 타고 메모리반도체 회사들의 D램 후공정 위탁물량이 급증하면서 일감은 눈에 띄게 늘었지만 단가인하 압력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B사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메모리 시세가 오르면 바로 매출증가로 이어지지만 단가에는 제대로 반영해주지 않고 있다"며 "올해 매출이 1,0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순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한자릿수 증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대기업들이 발주물량을 크게 늘리는 과정에서 중소 협력사를 대상으로 통상 10~20% 정도의 단가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시장의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가격조건이 유리한 중국이나 대만ㆍ일본 등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업체들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반도체 LCD 검사장비 업체인 효광의 경우 지난해부터 일본시장 진출에 잔뜩 공을 들여 조만간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운기 효광 대표는 "지난해 일본을 네 차례나 방문하는 등 일본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며 "일본 경기가 나빠 아직은 수주를 따내지 못했지만 엔고현상을 감안할 때 좋은 기회가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이나 대만의 LCD 업체들이 본격적인 투자확대에 나서면서 관련장비나 부품을 구매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LCD 패널업체인 BOE그룹은 지난해 말 이후 유니셈ㆍ동아엘텍 등 국내 업체들에 330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주문하는 등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아엘텍은 BOE그룹 외에도 다른 중국업체로부터 지난해 말 52억원에 달하는 LCD 검사장비를 수주했으며 디에스케이 역시 올해 초 33억원의 LCD 장비를 중국업체에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나 대만 업체들과 거래할 경우 단가인하 압력 등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판매가격도 국내업체보다 비교적 높게 받을 수 있다"며 "국내에서 대기업과의 거래를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은 협력사들이 올해부터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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