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해외 '황금고객'을 잡아라] 3·끝. VIP 관광

지구촌 부자들 유치 '럭셔리 시장' 키우자<br>1박에 수백만원 펑펑… 불황일수록 수요 늘어<br>유명호텔 등 전담팀 만들어 바이어 유치전 치열<br>강남 명품숍등 인프라 활용 관광벨트 개발 시급

여행 관련업계가 해외의 부자 관광객들을 한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외국의 VIP 관광객들이 한국의 이미지에 호감을 갖기 시작한 만큼 중저가 이미지를 탈피한 럭셔리 관광상품 및 코스 개발이 요구된다.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옥마을을 둘러보고 있다.


#1. 지난 5월 방한한 중국인 VIP 관광객 8명은 한국 부자들의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곳 위주로 관광 일정을 짜달라고 했다. 카지노 딜러 세명과 가족들로 구성된 이들은 7박8일의 방한 일정 동안 쇼핑 비용 등을 제외한 순수 계약금만 1인당 1,920만원을 지불했다. 이들은 호텔 체크인 후 곧바로 강남구청으로 이동, 구청 임직원들의 환대를 받았다. 구청 내 갤러리 미술품을 감상하고 사진 앨범, 티셔츠 등의 기념품도 선물로 받았다. 태권도장을 찾아 태권도 체험, 삼성동 봉은사에서 다도 체험도 했다. 촬영 스튜디오에서 한국 전통 의상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한국의 집'에서 사물놀이를 배웠다. 서울을 벗어나 두물머리, 커피박물관, 쁘띠 프랑스 마을과 경기도 인근 드라마 촬영지도 구경했다.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겼으며 고급 뷰티살롱에서 두피ㆍ스파ㆍ마사지 서비스도 받았다. 일주일 동안 이들 일행은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명소는 물론 고급 레스토랑과 백화점, 뷰티살롱 등을 돌며 최신 럭셔리 라이프스타일까지 즐겼다. #2. 국내 한 자동차업체는 4월 폴란드 거래처 중역들을 한국으로 초청했다. 도착한 다음날 이들은 한 종합병원으로 이동해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았다. 이들의 투어프로그램을 진행한 여행사는 영문 진단서를 준비해 호텔 객실로 직접 전달했다. 다음 일정은 비무장지대(DMZ)를 관광하고 자동차업체의 지방 매장 여러 곳을 둘러보는 식으로 진행됐다. 서울로 돌아온 이들은 강남의 고급 한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폴란드로 돌아갔다. 일주일 동안 회사 측이 제공한 서울 및 DMZ 관광, 비즈니스 시찰 등의 프로그램에 이들은 매우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의 전세계 확산과 경기침체로 관광업계도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여행업계는 외화벌이의 한축을 차지하고 있는 해외 VIP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쟁탈전에 나섰다. 하루에 수백만원 이상의 여행 및 관광 경비를 지출하는 VIP들은 경기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데다 객단가도 월등히 높아 불경기일수록 이들을 겨냥한 럭셔리 마케팅이 강화되는 추세다. ◆ 불황이 오히려 VIP 관광객 유치 호기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운영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은 VIP 고객 증가 및 VIP들의 드롭 금액(고객이 칩으로 교환한 금액) 증가에 힘 입어 올 1ㆍ4분기에 사상 최고 매출(1,170억원)을 기록했다. 세븐럭 개장 3년차인 2008년에는 개장 초 대비 VIP가 75.05%, 드롭금액은 무려 227.59%나 증가했다. VIP 의전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코스모진여행사 역시 불황에도 줄지 않는 VIP 관광객 덕을 톡톡히 봤다. 코스모진은 1인당 하루 평균 체류비용 200만원 이상인 고객을 VIP로 분류하는데 올 상반기에 유치한 외국인 VIP 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정명진 대표는 "불황일수록 국내 기업들이 해외 바이어들을 적극적으로 초청하고 접대에 신경 쓰기 때문에 해외 바이어들의 방한은 줄지 않았다"며 "VIP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럭셔리 관광 시장은 불황에도 식을 줄 모르는 블루오션"이라고 말했다. ◆ 럭셔리 관광 마켓에 승부수 이 같은 추세에 맞춰 호텔들도 VIP 관광객 유치전이 치열하다. 일부 호텔들은 VIP 의전을 전담하는 부서를 설치, 공항 의전부터 관광코스 예약까지 1대1 전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신라호텔은 VIP가 방문할 때마다 마케팅부터 객실ㆍ조리ㆍ보안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VVIP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임피리얼팰리스호텔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도 올 들어 차례로 VIP 전담부서를 설치해 고객들의 불편사항이나 요구사항을 즉각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유경동 인터컨티넨탈호텔 판촉팀 과장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비즈니스 목적으로 방한한 외국인들이 미팅만 마치면 곧바로 출국하는 경우 많았지만 요즘은 이들이 관광에 나서는 비중이 높아져 호텔마다 이들을 돕는 컨시어지ㆍ의전 관광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학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객실팀장은 "VIP 관광객들은 한번 고객이 되면 브랜드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멤버십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바운드(해외 관광객의 국내 여행) 전문 여행사인 모두투어 인터내셔널은 4월 중국 베이징ㆍ광저우 등지에서 정부기관 및 은행, 석유회사 등의 대표들을 대상으로 VIP용 고품격 상품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장유재 모두투어 인터내셔널 대표는 "설명회를 통해 4~5월 중국의 은행장 및 기업 대표이사들로 꾸려진 단체 VIP 관광객들을 유치했다"면서 "이들은 국내 특1급 호텔에서 숙박하며 요트투어, 63빌딩 투어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세븐럭 카지노는 VIP(일정 기간 동안 5,000만원 이상을 게임용 칩으로 교환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6월27일에는 강남점에서 일본 VIP 60명을 초청해 무료 블랙잭 대회를 열고 상위 수익자 세명을 선정해 총 2억3,000만원의 상금을 지급했다. 올 4~5월에도 세차례에 걸쳐 VIP들을 명품 매장으로 초청, 5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나눠주었다. ◆ 최고급 관광코스 개발 시급 관광업계가 VIP 의전 마케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관광상품이나 관광지는 일반 관광객과 크게 차별화되지 않아 소비자 조사를 바탕으로 한 럭셔리 관광 상품 및 코스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높다. 코스모진의 한 관계자는 "VIP 관광은 해외 VIP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만큼 협상 외의 서비스를 만족시켜야 한다"며 "최근 들어 방한 VIP 관광객들이 기존의 일본ㆍ중국ㆍ미국 위주에서 중동 등의 지역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어 맞춤 마케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코스모진의 설문 조사는 참고할 만하다. 올 상반기 이 회사가 해외 바이어와 VIP 관광객 등 9,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해외 바이어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내 관광지는 DMZ가 1위에 올랐으며 고궁과 쇼핑 지역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개별적으로 오는 VIP 관광객들은 박물관과 산업 시찰지, 판문점 등을 선호했으며 전통 공연이나 한옥 등도 즐겨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삼열 서울관광마케팅 대표는 "한국이 새롭고 매력적인 여행지로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시기인 만큼 중저가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숙박과 음식ㆍ체험관광 등을 연계한 상품을 개발해 고부가가치 VIP 관광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