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남 하나금융그룹 경영발전보상위원회 위원장은 3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김승유 회장을 연임하도록 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어보인다"며 "설득하는 게 사실상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또 "이날 회의에서는 김 회장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며 "김 회장이 연임을 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김 회장을 제외한 차기 회장 후보군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이 마음을 돌리면 다시 후보군에 들어가게 된다"며 "주주총회 2주 전까지는 이사회를 열어 차기 회장을 정해야 하는데 최대한 이때까지 김 회장을 설득하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발위는 차기 회장 후보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올리고 이곳에서 최종 1명을 정해 이사회에 통보하게 된다. 즉 김 회장을 설득하기 위해 최대한 회추위에 회장 후보를 전달하는 시점을 늦출 것이라는 얘기다.
조 위원장은 "한달 정도 김 회장을 설득하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최종 후보 선정과정에서 뒷말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회추위 회부시점도 최대한 늦게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차기 회장 후보군에 대해서는 "경발위에서 31일 정한 후보군의 숫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하나금융 회장은 70세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후보들은 앞으로 7~8년 정도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들로 했다"고 설명했다. 60대 초반 전후의 인물들이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는 얘기다.
조 위원장은 또 "김 회장이 계속 고사할 경우 명예회장을 시킨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김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옥상옥이고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의 노하우와 인맥을 조직을 위해 쓰라는 차원에서 (김 회장을) 금융사 고문은 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도 여러 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전했다.
조 위원장은 "고문은 경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힘이 없을 수 있는데 최고경영자(CEO)와 한달에 한두 번 커피타임 등을 하도록 강제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김 회장의 성품을 보면 아마 고문은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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