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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IMF에 가지 않으려면

온종훈 정경부기자『IMF에 가지 않으려면 97년초 환율을 최소한 1,000원선으로 올리고 부도위기에 들어간 기아, 대농, 진로그룹 등도 즉시 문을 닫게 해야 했으며 금리도 최소한 20%대까지 올려야 했다』『97년 8월부터라도 외화부도 위기에 처한 금융기관을 정부가 지급보증하지 말고 바로 부도냈어야 하며 말많은 금융개혁법안도 추진하지 말았어야 한다』 국회 경제청문회가 진행되면서 특위위원들이 증인신문을 통해 내놓은 정책대안들이다. 특위위원들이 심문자 입장이니 일견 그럴듯 해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대안들은 과연 어느정도 현실성이 있는가. 전문가들의 평가는 냉소에 가깝다. 외채가 1,500억달러를 웃돈 나라에서 환율을 일거에 4분의 1 정도 올린다면, 외채 증가 부담때문에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줄줄이 부도가 났을 거라는 지적이다. 재계순위 8위의 기아그룹, 30대 그룹인 진로와 대농을 즉시 정리한다면 사회경제적 충격도 큰 문제거니와, 그런다고 다른 대기업의 연쇄도산을 막는다는 보장은 없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과 가계가 너나없이 금리가 높다고 아우성이던 상황에서 20%이상의 고금리정책을 정부가 어떻게 설득, 관철했을 지 의문이다. 또 기아사태 직후인 8월부터 해외차입이 많은 종금사들을 부도냈더라면 종금에 지급보증한 대형은행들의 부도사태로 이어졌을 거라는 분석도 제기한다. 소위 「환란 빅3」라는 강경식(姜慶植), 이경식(李經植), 김인호(金仁浩) 3인에 대한 증인신문으로 국회 청문회장은 뜨거워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번 청문회는 정책이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이들 3인과 어떻게든 책임을 씌우려는 툭위위원간의 공방으로 예정돼 있었다. 애당초 서로 만나는 점을 찾을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어긋나 있었던 것이다. 한 나라가 부도에 몰리기까지 수천개 원인이 겹치기 마련이다. 그런데 특위위원들은 이를 차근차근 따지기보다 마지막 순간을 지킨 공직자들을 상대로 「마녀사냥」에 열중하는 모습이니 국민 반응이 싸늘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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