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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도 눈독' 中 팹리스 선점… 커지는 삼성의 반도체 야망

[핫이슈] 삼성전자, 베이징 반도체 펀드 출자

유망 반도체 벤처 발굴·지원… 네트워크 통한 기술력 확보로

비메모리 분야 약점 보완해

中 시장 입지다지기 나서 향후 M&A 위한 포석 전망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김기남 반도체총괄 사장, 장원기 중국본사장 등과 함께 중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책임진 마카이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면담하는 등 중국 반도체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그로부터 반년여가 흐른 뒤 삼성이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삼성전자의 는 반도체 산업을 집중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와 역량 있는 벤처 기업을 발굴해 기술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삼성전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이 D램 같은 메모리 분야에서는 22년째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인텔 등 경쟁업체에 밀리고 있는 만큼 국적을 가리지 않고 유망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나날이 커지고 있는 중국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전략 또한 숨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출자한 '베이징펀드'를 통해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역(BDA) 내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중국 첨단 기술산업의 요람인 BDA는 반도체 산업의 비중이 3분의1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 SMIC·BOE 같은 중국의 대표 기술기업이 입주해있을 뿐만 아니라 노키아·IBM 등 해외 유수의 기업들이 몰려들어 중국판 실리콘밸리를 이루고 있다. 유망한 반도체 벤처의 발굴은 물론 중국에서 반도체 사업을 확장하기에도 유리한 환경이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중국 내 다양한 고객사들, 해외 업체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일차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반도체 산업은 D램 같은 메모리 분야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팹리스(칩 설계 전문 기업)'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상당한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800억달러(약 87조5,000억원)가 넘는 팹리스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8%로 미국·대만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유럽과 일본 업체를 합한 것보다도 영향력이 크다.

지난 2009년 전 세계 50대 팹리스 가운데 중국 기업은 단 한 곳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9곳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미 세계 최대 종합반도체 기업인 인텔도 삼성과 유사한 투자를 통해 중국 팹리스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가을 모바일 AP 전문 팹리스인 스프레드트럼에 15억달러를 투자, 퀄컴 등에 맞설 AP 신제품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퀄컴도 중국 팹리스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상태다. 업계는 중국 업체들의 설계기술력이 아직 미국과 대등한 수준은 아니지만 15억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스마트 기기 시장을 배후로 거느리고 있어 잠재적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있다.

350조원에 육박하는 반도체 시장은 스마트기기·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하면서 향후 5년간 연평균 7%를 넘나드는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반도체 업계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설계기술력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는 형편이다.

메모리 시장 1위를 독주하는 삼성전자도 최근 반도체 설계 능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자체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경쟁력 있는 팹리스와 협력하거나 이들을 인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베이징 펀드 투자가 장기적 관점에서 인수합병(M&A)에 이르는 포석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민희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투자액수가 적고 초기 단계인 만큼 중국 팹리스와의 협력 차원 이상을 내다보기는 무리"라면서도 "장기 투자로 이어지고 규모도 확대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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