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10살 때인 1894년 가족 중 가장 의지하던 외할아버지를 여의고 마음에 큰 상처를 입는다. 그래서인지 이듬해엔 늑막염을 심하게 앓고 학교 공부와는 점점 멀어진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미술 수업을 받기 전인 1896년 12살 때 그린 이 스케치화에는 이미 미술에 대한 관심과 재능이 드러난다. (모딜리아니는 1898년 8월 화가 굴리엘모 미켈리에게서 첫 미술공부를 시작한다.) 이 그림은 현재 남아있는 것 중 첫 스케치화이자, 단 하나뿐인 남자 누드화다. 모딜리아니 작품은 1906년 파리 시절부터 제작연도가 표시되어 있고, 이전의 것은 남아있는 게 거의 없다.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은 일찌감치 폐기했기 때문. 이 작품은 그의 미술학교 동창이던 아리스티드 소마티가 소장했던 것으로, 훗날 고향인 리보르노미술관에 다른 스케치화 한 점과 함께 기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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