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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퇴로 막힌 중국 진출 기업

"중국에 진출했다가 수익성 악화로 결국 파산 직전까지 몰려 도망치듯 빠져나온 기업이 수두룩합니다. 하지만 현지에서 마음 놓고 상담할 곳조차 없다 보니 제대로 철수한 곳을 찾아보기 힘든 형편이죠." 얼마 전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의 국내 U턴 실태를 취재하다 만난 한 의류봉제업체 사장은 기자에게 이렇게 하소연했다. 중국에 건너갔던 소규모 공장들은 최근 인건비 상승, 외국인투자기업 혜택 축소 등의 영향으로 더 이상 생산시설을 유지하기 힘들어졌다고 아우성이다. 때문에 국내로 돌아오고 싶어하는 현지기업도 늘어나고 있지만 사실상 기업들이 빠져나갈 출구는 막혀 있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중국 법률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웬만한 중소기업으로선 적법한 청산절차를 밟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기업들은 현지에서 관련정보를 제공받거나 법률문제를 상담할만한 곳도 마땅치 않아 속을 태우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08년 중국 칭타오 한국투자기업 지원센터에 '청산절차 지원데스크'를 만들었다고 하지만 비상근으로 일하는 고문변호사 2명만 일하다 보니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또 중국 전역을 통틀어 단 한 곳의 센터에서만 업무를 맡다 보니 기업들의 수요를 제대로 소화하기조차 힘겨울 정도다. 오죽하면 중국의 경영환경이 나빠져도 오히려 상담실적은 줄어들까 싶기도 하다. 한때 정부가 나서 관련절차 개선문제를 협의한다는 얘기도 나돌았지만 일선 업체들로선 아직껏 별다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의 U턴 대책은 대부분 세제감면이나 인력수급 개선 등 복귀 후 경영여건을 마련해주는 분야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이에 앞서 기업들이 야반도주를 하지 않고도 정당하게 현지에서 철수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먼저다. 무너진 국내 생산기반을 되살리고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창출하자면 떠났던 기업들을 돌아오게 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정부도 소극적 지원책만 남발하기보다 U턴 기업 유치를 위한 보다 효과적인 대책 마련에 팔을 걷어붙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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