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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면세점 전쟁] <중> 국내상품 알리는 '쇼핑 허브'

해외 공항서도 K브랜드 열풍… "한국면세점이 전시장 역할 했죠"

신라,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새로운 콘셉트로 리뉴얼

아름다운 외관에 한류 화장품 진열해 관광객들 북적

롯데도 간사이공항서 한국상품 특화전략으로 인기몰이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터미널1에 위치한 신라면세점 화장품 향수매장. 미국과 유럽 유명 브랜드는 물론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대거 들여와 한국 상품을 위한 글로벌 전시장 역할까지 하고 있다. /사진제공=신라면세점

지난해 1월7일 글로벌 면세점 업계의 시선이 모두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으로 쏠렸다. 연간 수송객 5,400만명, 매주 항공편이 4,000편을 넘는 동남아시아 허브 공항의 새로운 면세점 사업자를 발표하는 날이었다. 창이공항의 새 사업자 선정 발표 결과 주류·담배 면세 사업자에 DFS벤처싱가포르가 업계 예상대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화장품·향수 사업자 발표 결과에 대한 반응은 달랐다. 지난 12년 동안 창이공항 화장품·향수 매장을 맡아온 뉘앙스를 제치고 해외에서는 대형 면세점 운영 경험이 사실상 전무한 한국의 신라면세점이 신규 사업자로 낙점되는 이변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글로벌 유통전문지 무디리포트의 마틴 무디 회장은 "극적인 반전(a dramatic turn of events)"이라고 평가했다. 리서우향 창이공항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공항의 판매구역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고 이용객들의 쇼핑 경험을 격상시킬 수 있는 업체를 선정했다"며 "혁신적인 매장 콘셉트와 탄탄한 사업계획 등이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로부터 1년 남짓 시간이 흘러 지난해 12월 말 방문한 창이국제공항. 면세영업 구역으로 들어서자 구식 매장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매장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단아한 금빛과 유려한 곡선으로 입체감을 살린 외관부터 남다른 신라면세점의 화장품·향수매장이다. 윤재필 신라면세점 창이공항점 담당 차장은 "신라면세점의 역량을 총동원한 만큼 공항 측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향후 다른 업체들의 매장 리뉴얼에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라면세점은 각 매장에 서울 신라호텔 로비에 설치된 박선기 작가의 대형 크리스털 작품을 달거나 터 삼성전자의 초대형 전광판을 설치하는 등 공항 쇼핑 동선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었다. '뉴 페이스'로서 지난해 1월 새로운 매장 콘셉트로 공항 분위기까지 바꾸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킨 셈이다.

신라면세점이 맡은 창이공항의 화장품·향수매장은 터미널1~3에 걸쳐 총 18곳에 달한다. 전체 영업면적은 4,500㎡. 오는 2017년에는 터미널4의 영업면적 1,000㎡가 추가된다. 그동안 국내 면세점이 해외에서 따낸 면세사업 구역 중 최대 규모다. 무엇보다 신라면세점은 중국 등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나날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한국 화장품을 대거 들여와 뉘앙스의 기존 매장과 완벽한 차별화를 이뤄냈다. 더욱이 세계 5위 대형 국제공항에서 한국 면세점이 사업권을 확보하며 국내 브랜드들이 글로벌 무대에 동반 진출하는 성과까지 거뒀다. 윤 차장은 "창이공항 화장품·향수매장은 아시아 지역 공항 면세점 중 가장 많은 190여개 브랜드를 취급한다"며 "여기 진열된 한국 브랜드의 절반 이상이 신라면세점 입점을 통해 싱가포르에 처음 진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화장품들은 기존 사업자들과 다른 신라면세점의 고객서비스(CS)라는 날개까지 얻었다. 그간 창이공항에서 찾아볼 수 없던 CS 교육을 받은 직원들이 판매에 나서면서 홍보효과까지 누리고 있다. 심지어 한국 화장품 업계의 대표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인천국제공항에도 없는 단독매장까지 창이공항 터미널 안에 얻었다.

윤 차장은 "전체 매출 7위를 기록한 라네즈를 중심으로 현재 국산 화장품이 전체 매출의 5%를 차지하고 있다"며 "재구매 고객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매출 비중이 1~2년 내 10%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창이공항에서 6,000억원가량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이곳에서 한국 화장품을 특화상품으로 육성하는 데 성공해 향후 다른 해외 공항 면세점 입찰 때도 경쟁력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한국 상품의 면세점을 통한 해외 진출은 싱가포르뿐 아니라 괌·오사카 등 롯데면세점이 사업권을 획득한 곳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전체 면세 사업권을 따낸 괌 공항에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와 LG생활건강 후가 가장 좋은 곳에 자리 잡은 것을 비롯해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에는 아예 한국 상품들이 한 곳에 둥지를 트고 내국인 여행객 및 일본 방문 외국인들의 시선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롯데면세점이 간사이공항 면세구역 입찰에서 한국 상품 특화매장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게 주효했다. 고바야시 미요코 롯데면세점 간사이공항점 매니저는 "한국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중국인 여행객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입점 브랜드와 함께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간사이공항점은 화장품은 물론 정관장·에쎄·제이에스티나·쿠쿠·롯데제과 등 다양한 국산 브랜드를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다.

한국 면세점을 통한 해외진출 기회가 날로 많아지고 있는 데 대해 한국 브랜드들은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미샤 관계자는 "좋은 파트너를 만난 덕분에 창이국제공항 같은 세계적인 관광지 공항에 입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며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또 아모레퍼시픽 측은 "롯데·신라 등 국내 면세점은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해외에서도 함께 성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며 "효율적인 업무진행이 가능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서로 아끼지 않기 때문에 좋은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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