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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을 놀게 해서야
입력1999-05-14 00:00:00
수정
1999.05.14 00:00:00
국제통화기금(IMF)한파에 따른 경제난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같은 학기 휴학생 41만1,000여명보다 무려 17.8%나 늘어난 규모다. IMF 후유증이 우리사회 구석구석마다 영향을 미치지 않은 곳이 없지만 대학사회마저 위험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휴학생을 보면 군 입대자가 27만8,000여명(57.5%)으로 가장 많았고 일반 휴학생도 19만4,000여명(49.2%)에 이르렀다. 재적생수도 증가, 작년 1학기에는 3만2,500여명이었으나 올해는 4만3,000여명으로 1만명 이상이 늘어났다. 재적생 수가 정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7%로 뛰었다. 대학에 남아있다 하더라도 한 학기에 몇 과목만을 수강하며 시간을 끄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졸업을 해도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IMF가 빚어낸 대학가의 풍속도다.
정부당국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실업자는 171만명(실업률 8.1%)에 달한다. 이 가운데 40%인 72만명이 20세 전후의 젊은이들이다. 특히 문제는 올 대학졸업자 40만명 가운데 22만명이 미취업 상태라는 것이다. 지난해 졸업자까지 합치면 고학력 미취업자는 30여만명에 달한다. 이에따라 상당수의 미취업자들은 고시촌과 학원으로 향하고 있다. 대학에서 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질리 만무한 것이다.
다행스런 것은 3월이후 경기가 완연히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창업전선이나 고용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회복과 창업급증은 곧 바로 고용시장의 활성화로 연결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근로자 100인 이상 기업 95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더라도 65.8%가 올해 신규채용을 지난해보다 늘리거나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취업난이 완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취업난이 풀리려면 아직 멀었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정부인턴제와 공공근로로 고학력미취업자 흡수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일의 내용도 단순작업이어서 재정을 투입하는 것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결국 경기에 기대해보는 수 밖에 방법이 없다.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내일의 동량(棟樑)들을 놀게해서는 안된다. 국가적인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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