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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중기 CEO 재능기부와 사회적 책임-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지난해 한 지역 대학의 '으뜸기업 최고경영자(CEO) 특강'에서 있었던 일이다. 여러 차례 실패 끝에 완성한 자동차 핸들부품으로 매출액 200억원을 돌파한 중소기업 대표가 '창업가 정신'에 대해 100여명의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했다. 새로운 부품을 개발하기 위한 도전과 연구 과정, 마침내 상용화해서 기존 부품을 대체하는 데 성공한 쾌거를 소개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한 대학생이 열강에 감명을 받았다. 특강이 끝나고 만족도 설문지 뒷면에 자신의 이력과 회사에 입사해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빼곡히 적었다. 회사는 학생의 열정을 반겼고 이것이 인연이 돼 학생은 인턴으로 근무할 기회를 얻게 됐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으뜸 중소기업'의 CEO가 창업과 기업 성장 스토리를 들려줬던 재능기부 활동의 사례다. 이를 통해 지역 청년들은 기업 경영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또 산업현장에 인재가 필요했던 기업은 도전의식을 가진 대학생을 만날 수 있게 됐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기업들이 연탄 나르기, 노숙자 무료 급식 같은 노력봉사와 프로보노 재능기부, 환경보호 등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수익 창출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는 기업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사회와 구성원의 도움 없이 홀로 존재하거나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것을 단순한 이미지 제고나 홍보 수단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고 해서 반드시 재무적인 성과가 높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예산과 인력 등의 한계 때문에 사회공헌 활동은 비용과 부담으로 여겨진다.

국제표준화기구인 ISO는 이미 2010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표준으로 ISO 26000을 발표했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도 사회적 책임 활동을 공시하도록 권장하거나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면 기업의 이미지와 판매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물건을 싸게 잘 만들고 마케팅을 잘하는 것이 기업성장의 필요충분조건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하는 기업문화가 확산되는 만큼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사회공헌 목표는 기업의 '존립과 지속'이다. 소비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사회의 환경과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더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 또한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는 임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고 이는 기업의 경쟁력으로 자연스레 이어지게 마련이다.

사회공헌은 규모나 범위에 못지않게 참여와 실천에 의의가 있다. 중소기업도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중소기업만이 가진 특성을 활용해 전략적인 활동을 추진할 수 있다. 아직은 시작단계에 불과하지만 이제 중소기업도 우리 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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