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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貨 약세지속] “美 하락세 의도적 방치”

달러 하락 추세가 해를 넘기며 오히려 낙폭을 확대하고 있어 달러의 가파른 추락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달러 약세에 따른 엔화 가치 상승이 모처럼 찾아 온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는 일본 정부는 새해 초부터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달러 하락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미국 내 달러 하락을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해지면서 UBS 등 금융 기관들은 달러의 하락 전망치를 늘려 잡고 있다. ◇연초 달러 하락 가속화 이유=벤 S 버난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의 지난 주말 발언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버난케 이사는 달러 가치를 유로화만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다른 주요 통화와 비교할 때 달러 가치는 여전히 높다고 말해 FRB가 달러 가치 하락에 대해 염려하지 않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시장은 한발 더 나아가 이날 발언을 미국이 달러 하락을 즐기고 있다고 해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시몬 플린트는 “버난케의 코멘트는 미국 정책 당국자들이 달러 하락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라며 “달러가 추가로 하락하더라도 미국 당국이 이를 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 역시 올해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조지 W 부시 행정부에게 달러 약세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버난케의 발언은 FRB가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해석되면서 또 다른 달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기준(정책)금리 기준으로 1%포인트 차이가 나는 미국과 유럽간 금리차는 미 국채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기준금리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2년 물 단기국채의 경우 미국 물 금리가 1.93%인데 반해 독일 국채는 2.58%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 어디까지 떨어지나=달러 하락이 대세라면 이제 관심은 과연 어디까지, 어느 정도 속도로 떨어지는가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금융 기관들은 연초부터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하락 폭을 속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 UBS는 6일 달러 가치가 연내 유로화에 대해 1.4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릴린치는 올해 1.33달러까지 떨어진 다음 내년 중반 1.40달러까지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DBS뱅크의 외환 투자전략가인 필립 위는 유로 당 달러 가치가 1.28~1.34달러, 엔화에 대해서는 105엔으로 하락할 때까지는 미국이 전혀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며, 이 수준까지의 달러 가치 하락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유로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주간 단위로 약 2%씩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달러는 유로화에 대해 종가 기준으로 다음 주 1.295달러, 다다음주 1.3206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제 파장 논란=지난해 12월 미 제조업지수가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데서 나타나듯 달러 약세는 미 제조업체들에 커다란 힘으로 작용하며 고용시장 회복의 꿈을 키워주고 있다. 미국 내 제조업 부활은 수입 확대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세계 경제 전체에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지속적인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환 손실 우려를 낳으며 달러 표시 자산 매각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는 다시 경상수지 적자 확대와 달러 가치 하락이라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는 점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여기다 달러 하락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 자국 통화 강세로 유럽과 일본 경제의 위축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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