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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균열 제어ㆍ활용 기술 '네이처' 표지 논문 선정

이대 남구현 교수 주도 세계 최초 성과…무질서한 특징의 균열, 원하는 모양ㆍ크기로 조절해져

무질서하게 발생하는 나노크기의 균열을 원하는 크기와 모양으로 유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지금까지 균열을 관찰하고 막으려는 연구는 있었으나, 이번처럼 균열 자체를 연구해 균열의 방향을 바꾸거나 진행을 멈추게 하는 기술이 개발된 것은 처음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9일 남구현 이화여대 교수가 주도하고 고승환 카이스트 교수와 박일흥 이대 교수팀이 참여한 논문(Patterning by controlled cracking)이 최고 권위의 과학전문지 ‘네이처’5월 10일자에 표지 논문으로도 선정됐다고 밝혔다.

남 교수팀은 기존 반도체 제작 기술을 사용해 실리콘으로 된 얇은 판(웨이퍼) 위에 쐐기 모양의 구조물(노치)을 설치하고 질화규소 박막을 붙여 일정한 균열을 만들거나 방향을 바꾸고 멈추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면적에 구애 받지 않고 머리카락 굵기보다 가는 ‘수로’ 모양의 ‘나노채널’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나노채널은 혈액 한 방울 만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랩온어칩(Lab on a chip)’등 의학ㆍ생명공학 및 전자공학 분야에 이용되는 차세대 기술이다.



고승환 카이스트 교수는 “현재 랩온어칩은 손바닥만한 크기지만 균열을 이용해 나노채널을 만드는 기법을 사용하면 크기도 훨씬 작고 기능도 다양한 랩온어칩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계에는 아주 작고 복잡한 나노 패턴을 만들기 위해서는 ‘균열’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설이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전 세계 연구팀들은 기계ㆍ설비ㆍ건축물ㆍ지반 등의 분야에서 균열을 관찰하고 막으려는 연구만 진행해 왔을 뿐, 균열 자체를 이용하는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는 나노 패턴을 만들려면 전자빔을 쏴서 패턴을 새기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고정밀도 나노공정을 구현할 수는 없었고 적용할 수 있는 면적도 좁았다”며 “균열을 이용한 나노 패턴 기술이 더욱 정밀하고 정확한 나노기술 상용화에 핵심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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