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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지급보증 없앤 PF사업 는다

시공사 준공·담보 책임맡고<br>기관 미분양 담보대출 확약… 준공이후 리스크 분담방식<br>시행사 사업비 20% 필요… 대형 사업엔 무리 지적도

송도글로벌캠퍼스 투시도


저축은행의 도미노 영업정지, 중견건설사 워크아웃ㆍ법정관리를 몰고 왔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구조에 변화가 엿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사업 리스크를 떠안았던 건설사의 지급보증이 유동성 위기로 사실상 중단되면서 캐피털사나 증권사 등의 '미분양 담보대출 확약(이하 미담 확약)'을 통해 신용을 보강하는 프로젝트가 느는 추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 사업 시행자인 송도글로벌캠퍼스(SGUC)와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지난달 PF대출 방안에 합의하고 이달 중 1,8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아파트 1,703가구, 오피스텔 606실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해 얻은 개발이익을 기반으로 SGUC가 종합대학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서 대우건설은 기존 PF 방식과 달리 지급보증 대신 책임준공과 미이행시 대출원리금 잔액만을 채무인수하기로 SGUC와 합의했다. 대신 분양률이 저조해 PF대출 상환에 차질이 빚어질 것에 대비해 보험사 등 제2금융권과 '미담' 확약을 맺기로 했다.

이는 건설사가 부담했던 사업 리스크를 시공사와 담보대출확약 기관이 준공시점을 기준으로 위험을 분담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시공사가 지급보증을 통해 리스크를 고스란히 부담했던 기존 PF 구조와 차이가 난다. 준공과 담보제공까지는 시공사가, 미분양 등 시장위험은 담보대출확약 기관이 책임지는 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잠재적인 채무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시공사 입장에서 예전보다 조건이 좋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가 안양 평촌에 시공하는 지식산업센터 '오비즈타워'도 이같은 파이낸싱 구조로 사업이 진행된다. 국민은행과 동양생명, 외환은행이 금융주관을 맡았으며, 대우증권과 산은캐피탈이 미담 확약을 했다.

국민은행 PF담당 관계자는 "미담 확약을 하는 금융기관은 기존과 달리 사업성을 철저히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존 PF보다 선진 개발 모델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업구조 확산을 위해서는 자금력 있는 디벨로퍼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기존에는 전체 사업비의 5% 정도만 마련하면 PF가 가능했지만 미담 방식을 도입하려면 시행자가 사업비의 20% 정도인 초기 토지매입 능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김정현 대우증권 PF부 이사는 "영세 시행사가 대부분인 국내 실정을 감안하면 아직은 대규모 개발사업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파이낸싱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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