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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 폐지보다 입시제도 손질"
입력2009-11-02 18:24:17
수정
2009.11.02 18:24:17
교과부, 개선안 내달 10일까지 마련<br>영어듣기 없애고 내신비중 강화 유력
교육과학기술부가 외국어고를 폐지하기보다 입시제도를 대폭 손질하는 방향으로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외국어고 제도 개선을 포함한 고등학교 체제 개편안을 오는 12월10일까지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2일 밝혔다.
당초 교과부는 올해 말까지 외고 개편안을 마련할 방침이었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월26일 청와대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외고 문제에 대한 정부의 신속 대응을 주문하고 학생ㆍ학부모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을 다소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외고 폐지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교과부가 어떤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10월30일 외고와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를 특성화고로 전환하고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개정안을 발의했다.
외고와 과학고ㆍ예술고ㆍ체육고 등 특수목적고를 특성화고에 포함시키고 외고는 지원 자격 제한 없이 추첨을 통해 학생을 뽑도록 했다.
이런 방안에 당사자인 외고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고 외고의 수월성 교육이 가진 순기능도 있는 만큼 폐지보다는 입시 제도를 대폭 손보거나 외고가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선책이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교과부는 외고 제도 개선이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고교 다양화'의 틀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도한 사교육 수요를 유발하는 고교 입시제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외고 등 특수목적고의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교과부의 설명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나치게 세분화돼 있는 고교 체제를 개편하되 다양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외고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교과부는 이번 고교 체제 개편안에 단지 외고 문제뿐 아니라 지나치게 복잡한 고교 유형을 단순화하는 방안, 일반고나 전문계고 학생의 교육력을 끌어올리는 방안 등도 포함시켜 외고 문제를 전체 고교 체제의 틀 안에서 해결할 계획이다.
외고 입시 개선 방향으로는 대표적인 사교육 유발 요인으로 꼽히는 영어듣기시험을 없애고 내신 반영 비율을 크게 높이는 방안이 검토된다. 또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하고 지역균형선발제나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을 도입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임성호 하늘교육 이사는 "같은 특목고인 과학고는 내신만으로 선발해도 우수 학생을 뽑고 있고 비강남 지역 학생들도 많이 진학하고 있다"면서 "외고 영어듣기시험만 폐지하더라도 사교육비를 줄이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외고들이 성적이나 스펙 위주의 선발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서 "외고 입시 개선 못지않게 일반계고교들이 교육력을 높이고 다양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현재 외부 용역을 의뢰해 고교 체제 개편에 대한 정책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학부모와 외고 관계자, 시도교육청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27일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교과부는 12월10일 최종안을 발표하고 올해 말까지 세부 과제와 실행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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