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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더 간다" 일본 수출기업들 저가공습

도요타 등 가격 인하 본격화

수출단가지수 11년만에 최저

국내기업 수출전선 '비상등'


#1. 일본 스바루자동차는 지난 8일 호주에서 판매하는 세단 '리버티 3.6R'를 기존 정가보다 25%(1만4,000달러)나 저렴한 4만1,990달러(약 4,500만원)에 팔기 시작했다. 엔화 약세에다 일·호주 자유무역협정(FTA)이 올해부터 발효되기 때문이다. 마쓰다와 도요타도 올해부터 신차 가격을 평균 500달러씩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2. 일본 소니사의 플레이스테이션TV도 같은 날 미국 월마트·베스트바이·아마존 등에서 정가보다 20% 저렴한 80달러에 판매되기 시작했다. 게임도 병행할 수 있는 세트는 기존 140달러에서 100달러로 가격이 낮아졌다.

지난 2년여간 가파른 엔화 약세에도 좀처럼 수출품 가격을 내리지 않던 일본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단가 인하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지난해 10월 말 깜짝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하고 미국의 금리인상이 유력해지자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 엔화 약세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현상이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의 수출단가지수는 11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9일 국제금융센터·일본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일본수출단가지수는 0.977(달러 환산)로 2003년 7월(0.970) 이후 11년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2003년 당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엔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수조엔에 달하는 엔화를 매도했을 때다. 일본은행은 매달 수출품 가격을 가중 평균해 엔화 표시 수출단가지수(2010년=100)를 발표한다. 이를 국제금융센터가 엔·달러 환율을 적용해 달러로 산출한 것이 달러 환산 수출단가지수다. 무역업계는 이 지표를 해외에서 팔리는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하고 있다.



달러 환산 수출단가지수는 아베 신조 총리가 취임한 직후인 2013년 상반기에 4.15% 하락하고 하반기에도 5% 내려갔으나 지난해 상반기에는 1.48%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에는 5개월 동안에만도 8.5%나 급락했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아베 총리 취임 이후 엔화 가치가 급락했지만 일본 기업들은 엔저 장기화를 반신반의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추가 돈 풀기에 나서자 일본 기업들은 엔화 약세가 장기화할 것을 믿고 단가를 인하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엔화 약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일본 기업들의 수출단가 인하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엔저에도 단가 인하에 본격 나서지 않은 일본 기업들 덕분에 수출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은 우리 수출전선에도 비상등이 들어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해 1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일본 수출제품의 단가 인하로 가격경쟁이 본격화하면 우리 수출에 분명히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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