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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미국 대표 진보 법학자가 말하는 서구 자유주의란

■ 정치:운명을 거스르는 이론

로베르토 M.웅거 지음, 창비 펴냄


'정치:운명을 거스르는 이론(원제 Politics : The Central Texts, Theory against Fate)'은 제목부터 묘한 책이다. '정치'란 무엇이고 '운명'이란 또 뭐란 말인가. 저자 로베르토 망가베이라 웅거는 1976년 29세 때 미국 하버드 로스쿨 사상 최연소로 종신 교수직을 받았고 지금껏 법철학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저자는 브라질 사람이다. 상파울루에서 태어난 그는 고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1969년 LL.M.(Master of Laws) 과정을 밟기 위해 하버드대 로스쿨로 왔다가 발이 묶였다. 입학 이듬해에 브라질에서는 군사쿠데타가 발발했기 때문이다. 그의 친구들과 여동생은 체포됐다. 다행히 이 대학 교수들이 강의기회를 제공했고 그는 미국에 머물렀다.

저자는 당시 미국에서 서구의 사유 역사와 치열한 씨름을 벌였지만 주된 관심은 남미를 향해 있었다. 1979년 군부 통치가 끝나자 브라질을 자주 방문했고 진보적인 정치세력의 형성에도 직접 참여했다. 1990년 브라질 연방하원의원에 출마했으며 2007~2009년 룰라 정부에서 전략기획장관도 지냈다.

그의 이론 작업은 세계정세를 좌지우지하던 미국이라는 나라의 상아탑에서 군사독재와 쿠데타로 혼란에 빠진 고국의 정치상황을 지켜보면서 나온 사색의 산물이다. 그에게 근대 서구의 사상과 제도를 검토하는 일은 브라질을 비롯한 비서구 국가에 정치적 비전을 제시하려는 목표에서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과정이었다.



저자의 사회이론은 기존 자유주의나 마르크스주의를 넘어서는 것을 과제로 삼는다. 웅거는 자신의 이론을 '초자유주의(superliberalism)'라고 불렀다. 자유의 제도적 형태를 바꿈으로써 자유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유를 향한 열망을 실현한다는 의미에서다. 책의 1부와 2부는 이러한 이론적 목표를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서구(북대서양 국가)와 비서구(소련·중국·일본 등)의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설명하고 있다. 3·4부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1987년 삼부작으로 출간됐던 원작을 1997년 중국 신좌파 이론가 추이즈위안(崔之元)이 한권으로 엮은 것을 이번에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서문이 별도로 있는데 여기에서 저자는 "한국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돼야 한다. 즉 불복종, 이단, 저항, 실천적 비전과 비전가들, 그리고 희망과 상상력의 연합 등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국가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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