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비차익' 무려 3조6,000억

생명보험사들의 예정사업비와 실제사업비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비차익이 지난해에도 3조6,000억원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에 비해 소폭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막대한 수준이어서 생보사들이 과다하게 사업비를 책정, 고객들로부터 비싼 보험료를 받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2003회계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의 예정사업비는 12조2,444억원이었던 데 비해 실제사업비는 8조6,141억원에 그쳐 3조6,303억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이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 2002년의 3조8,383억원에 비해 2,080억원 감소했지만 98년 5,542억원, 99년 1조2,194억, 2000년 1조6,346억원, 2001년 2조9,553억원에 비해 훨씬 많은 수준이다. 생보사는 고객에게 보험상품을 팔면서 계약체결ㆍ유지ㆍ수금 등에 들어갈 사업비를 예상해 미리 보험료에 반영하는데 실제로는 예상했던 만큼의 비용이 소요되지 않아 비차익이 발생한다. 비차익이 과다하게 생기는 이유는 생보사가 애초에 사업비를 지나치게 많이 잡았거나 아니면 생보사가 사업비 지출을 줄였기 때문인데 감독당국과 소비자단체는 전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예정사업비가 과다하게 책정됐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최근 2~3년 사이에 급격하게 판매된 종신보험상품의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금감원은 과다한 비차익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업계와 공동으로 마련 중이며 이르면 이달 중 확정, 오는 9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