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먹는 하마였던 하수처리장이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한 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했다. 막대한 운영비가 투입되는 데다 혐오시설로 인식됐던 하수처리장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자 수익을 창출하고 여름철 전력난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 시설로 변신한 것이다.
대구시는 서부·북부·신천 하수처리장의 침전지 등 구조물 상부에 모두 7,693㎿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최근 완공하고 전력 생산에 들어갔다고 2일 밝혔다.
이들 발전시설 규모는 전국 하수처리장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 가운데 최대 규모로 일반주택 2,600여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하수처리장별 발전시설 용량은 서부 5,971㎿, 북부 1,167㎿, 신천 555㎿ 등이다.
대구 하수처리장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는 하절기 국가적인 전력난이 우려되는 시점에서 대도시의 전력난 해소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들 태양광 발전시설은 한국서부발전과 SK D&D, 신성솔라, 서한 등 4개 업체가 지난해 8월 특수목적법인인 대구태양광발전을 설립하고 총 212억원을 투자해 건립했다. 대구시는 발전시설이 들어설 부지를 제공하고 인·허가를 위한 행정 지원 등을 맡았다.
또 하수처리장 발전설비는 대구태양광발전이 오는 2029년까지 17년간 관리·운영을 맡고 2030년 대구시에 기부채납하게 된다.
대구시는 태양광 발전시설 완공으로 17년간 하수처리장 부지 임대료(43억원)와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금(6억원) 등을 통해 수익을 얻고, 기부채납 이후에는 매년 10억원 가량의 전기사용료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하수처리장의 친환경 이미지 전환 ▲민자유치를 통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확대 ▲유휴부지 활용을 통한 수익 창출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하수처리장 발전시설 현장을 오는 10월 개최되는 대구세계에너지총회 등 주요 행사 때 투어코스 및 현장학습 장소로 활용해 '솔라시티 대구' 이미지를 높일 방침이다.
최정한 대구시 물관리과장은 "태양광발전시설 설치에 따라 하수처리장이 수익을 창출하고 전력난에도 기여할 수 있는 시설이 됐다"며 "하수 슬러지 소화가스로도 전기를 생산하는 등 하수처리시설 활용을 통한 전기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