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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부자의 조건

우리나라에서 상위 1% 안에 드는 부자가 되려면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이 최소한 23억원은 넘어야 한다고 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6년도 가계 자산 조사’ 자료에 따르면 상위 1% 가계의 최소 순자산은 23억2,000만원이었습니다. 또 상위 5%의 최소 순자산은 9억4,846만원, 상위 10%는 최소 5억3,861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전체 가계의 평균 순자산은 2억4,164만원이었습니다. 결국 대출을 전혀 쓰지 않았다는 가정아래 시가가 2억5,000만원이 넘는 집 한 채와 약간의 예금만 갖고 있어도 평균치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셈입니다. 순자산이 5억원을 넘는다고 해도 자신이 ‘상위 10%안에 드는 부자’라고 여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집, 특히 아파트 가격이 다락같이 오른 탓에 웬만한 것은 5억원을 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대부분의 경우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습니다. 금융자산은 거의 없고, 달랑 5억원짜리 아파트 한 채만을 갖고 있을 뿐인데 스스로를 부자라고 여길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현실과 인식이 큰 괴리를 보이는 걸까요. 원인을 명쾌하게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10억원 만들기’, ‘은퇴생활 준비’ 등과 같은 금융회사의 마케팅 구호도 큰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하지만 10억원이 있다고 자신을 부자라고 여기고,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마다 만족할 수 있는 눈높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3억원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00억원으로도 불안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은행 임원으로 재직하다 퇴직한 후에도 친구들과 골프를 즐기고, 경조사마다 10만원 가량 지출하다 보니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을 본 적도 있습니다. 비록 돈은 많지 않더라도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자제하는 것. 이게 바로 진정한 부자의 조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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