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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을 사로잡은 황우석식 '인맥관리법'
입력2006-01-12 07:24:21
수정
2006.01.12 07:24:21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온갖 '정성'..주변인사 경조사 꼬박 참석<br>외부강연 부르면 달려가..자신에게 비판적 인사도 치밀하게 챙겨
대중을 사로잡은 황우석식 '인맥관리법'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온갖 '정성'..주변인사 경조사 꼬박 참석외부강연 부르면 달려가..자신에게 비판적 인사도 치밀하게 챙겨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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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황우석 교수에 열광했던 것일까.
그는 웬만한 인기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보다 더 큰 국민적 사랑을 한몸에 받았었다.
대체 어떤 마법을 부렸길래 거의 '집단 최면'에 가까울 만큼 그에게 빠져든 것일까.
지금은 논문 조작으로 과학자로서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몸이지만 황 교수만큼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힘썼던 과학자도 드물다는 게 그를 아는 사람들의 일치된 평가다.
`황 교수 파워'의 원천의 한 축이 이미 널리 알려진 화려한 `언론플레이'라면다른 한 축은 인간관계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는 사람에게 정성을 다했다.
청와대부터 시작해 검찰청, 경찰청 등 힘있는 기관은 물론이고 심지어 초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외부강연에는 초청받는 대로 달려가 특유의 입담으로 자신의 연구성과를 풀어놓으면서 난치병 환자들을 위해 일생을 바치겠다고 식으로 이야기했다.
그는 또 "연구는 하지 않고 쓸데없는데 시간을 낭비한다"는 핀잔을 들어가면서까지 주변 인사들의 온갖 경조사를 꼬박꼬박 챙겼다고 한다 고교 동문은 물론이고 조금이라도 안면 있으면 장례식장에는 거의 빠짐없이 참석했다. 결혼식 주례는 부탁이 들어오는 대로 서주었다고 한다.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거의 거절하는 법이 없었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증언이다.
황 교수의 대전고 1년 선배되는 한 고위 공무원은 "2004년 12월께 굳이 황 교수같이 이름 높은 양반이 오지 않아도 되는 장례식장에 황 교수가 왔길래 '너는 연구에만 몰두해야지 왜 이런 자리에 왔느냐'고 걱정스럽게 물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고위 공무원은 "당시 황 교수에게 앞으로 강연장이나 TV 등 외부에 절대 얼굴을 내밀지 말고 연구실에서 연구원들 관리에만 신경쓰라고 조언했더니 '그렇게 하겠다'고 하더니 논문 조작이라는 사이언티스트로서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일을 저질렀다"며 안타까워 했다.
1980년대 후반 황 교수가 수의대 교수로 연구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몇 년간에 걸쳐 많은 도움을 주었던 서울대 의대의 한 교수는 "황 교수는 최근까지도 학술행사 등에서 우연히 마주치면 곧바로 달려와 90도 가까이 허리를 꺾어 인사할 정도로 대인관계에 천부적인 자질을 보였다"고 말했다.
수술을 두 세차례 받은 황 교수는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한다. 하지만 그는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지키고 있다가 같이 있던 선배 교수를 자신의 자동차로 자택에 까지 바래다 줄 정도로 과잉 친절을 베풀기도 했다.
서울대 의대의 또 다른 교수는 "내 밑에서 지도받는 대학원생 조차 그러지 않는데 황 교수는 자기 차로 내 아파트 현관앞까지 데려다줄 만큼 정성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황 교수가 머릿속으로 무슨 계산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어느 누가 황 교수의 이런 행동에 감동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인사에게도 친절했다.
황 교수는 집요하다고 할 만큼 자신의 복제배아 연구에 부정적인 과학계 인사를챙기는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물론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황 교수의 이런 행동은 계산된 것이 아니었나 하고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없지 않다.
생명윤리법 제정을 둘러싸고 여성계와 종교계, 의료계 등에서 한창 반대여론이거세게 일어났을 때의 일이다.
가장 선두에서 황 교수를 비판했던 의사 출신의 한 여성이 공청회 자리에서 난자수급 문제 등 황 교수 연구의 맹점을 파고드는 예리한 질문을 하자, 황 교수는 대충 대답을 하며 넘어간 뒤 이후 어떻게 수소문했는지 이 여성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내 직접 전화를 걸어 식사나 같이 하면서 고견을 듣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황 교수는 그 후에도 계속해서 이 여성을 공적, 사적으로 만날 때마다 웃음을잃지 않으며, '꼭 한번 모시고 싶다'며 친절을 아끼지 않았다고 이 여성은 전했다.
입력시간 : 2006/01/12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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