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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8월시행] 상품판매 벽 허물어 금융경쟁력 높인다
입력2003-01-16 00:00:00
수정
2003.01.16 00:00:00
이진우 기자
정부가 마련한 방카슈랑스 도입방안은 `겸업화ㆍ대형화`라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금융업종간 상품판매의 벽을 허물어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은행 등 한 곳의 금융사에서 여러 종류의 상품을 한꺼번에 고를 수 있도록 하면서 보험료 부담까지 줄여 소비자들의 편익을 높이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경영이 부실하거나 시장점유율, 인지도 등이 떨어지는 중소형 보험사와 중위권 이하의 은행들은 마땅한 제휴선을 잡지 못하거나 실적에서 뒤쳐져 경쟁대열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는 방카슈랑스 자체가 결과적으로 다른 업종간 경쟁은 물론 또 한차례의 금융권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신호다.
◇상품판매 단계허용으로 `충격완화`=정부는 당초 방카슈랑스 도입효과를 조기에 극대화하면서 보험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출발했다. 그러나 결국 단계적 허용이라는 절충방식을 택했다. 상품판매를 일시에 허용할 경우 보험사나 기존 판매조직에 미치는 충격이 너무 크고, 특히 중소형사들의 경우 경영이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는 8월 1단계로 판매되는 생보사 저축성보험 등의 경우 전체 판매비중이 35.1%이며, 개인연금 및 주택화재보험 등 손보사 상품도 역시 20%정도의 비중에 그치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도 금융겸업주의를 택하는 유럽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가 단계적으로 상품판매를 허용한 바 있다”고 말했다.
◇보험상품 어떻게 판매되나=우선 자산 2조원이 넘는 금융회사는 특정보험사의 상품판매비중이 5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어 생ㆍ손보 각각 3개 이상의 보험사와 판매제휴를 맺어야 한다. 하지만 자산이 2조원을 넘지 않으면 한 곳의 보험사와 단독으로 제휴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소비자들은 예를 들어 대형은행 한 곳에서 최소 6개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해서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들은 또한 금융회사 점포에 있는 별도의 보험창구를 통해서만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정부가 기존 모집채널과의 마찰이나 불공정 판매행위 등을 방지하기 위해 방문판매나 전화권유 판매는 금지했기 때문이다.
◇보험료 인하 등 혜택은 얼마나=방카슈랑스 도입에 따라 보험모집인 중심의 판매채널이 개선되고 보험사들이 모집수수료를 절반 정도 줄여 결과적으로 보험료를 떨어뜨린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모든 상품의 판매가 허용될 경우 생명보험의 경우 저축성보험은 3.7~4.3%, 보장성보험은 9.8~12% 정도 보험료가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손해보험의 경우도 자동차보험은 5~7%, 장기보험은 3.6~3.9% 떨어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예상은 방카슈랑스가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도입했을 때를 가정했기 때문에 보험료 인하 폭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모집인 대량실업 등 부작용도 우려=소비자들은 그러나 방카슈랑스가 보험료 인하 외에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점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선 원스톱 쇼핑(보험상품가입)의 특성 상 상품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하거나 금융회사들이 대출 등을 무기로 상품을 끼워 파는 등의 불공정행위가 일어날 여지가 있다. 또 지나친 가격덤핑 등으로 인해 보험계약이 부실해 지면 소비자들이 원치 않는 보험금 감액이나 계약해지 등의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보험모집인과 대리점 등 모집조직의 대량실업도 우려된다. 정부는 이에 대비해 은행 등의 보험상품 판매시 모집인 가격을 갖춘 사람을 고용하도록 해 설계사들의 재취업을 유도 등의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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