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지난 2007년 국민연금ㆍ산은캐피탈ㆍ현대증권 등이 공동으로 만든 '국민연금06-7KDBC기업구조조정조합'에서 업무집행기관을 맡은 산은캐피탈이 투자 손실을 입혔다며 올 5월 대체투자 위탁 업무를 맡은 기관을 상대로 첫 소송을 제기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달 8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산은캐피탈을 상대로 한 소송 첫 변론에서 "산은캐피탈이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인 선관주의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 측은 2009년 삼보컴퓨터가 당시 모회사였던 셀런, 관계사인 셀런에스엔과 함께 한글과컴퓨터(한컴) 인수에 나서던 상황을 문제 삼았다. 국민연금06-7KDBC기업구조조정조합은 이에 앞서 2007년 국민연금이 190억원, 산은캐피탈과 현대증권 측이 190억원을 모아 총 380억원을 삼보컴퓨터에 투자했다.
국민연금 변호인단은 "당시 상황을 보면 셀런은 한컴을 인수할 여력이 없었다"며 "결국 삼보컴퓨터의 보증이나 담보 제공 없이는 거래가 성사될 수 없었는데 이를 의심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 측은 특히 "삼보컴퓨터의 관계회사에 지급 보증을 하려면 감사기관인 국민연금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도 생략됐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측은 또 2009년 말 산은캐피탈이 360억원에 달하는 삼보컴퓨터 회사채를 조기상환한 배경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국민연금 변호인단은 "금융기관의 차입금으로 회사채를 대환했는데 이로 인해 삼보컴퓨터의 재무적 부담이 가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측은 특히 "산은캐피탈 측에서 삼보컴퓨터의 상황이 안 좋은 것을 알고 미리 빠져나가면서 공단에 피해를 끼쳤다"고 강조했다.
반면 산은캐피탈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태평양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결과만을 놓고 책임을 지라며 소송을 걸었다"며 "실제 산은캐피탈은 선관주의 의무를 다했기 때문에 소송에서 이길 것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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