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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킬러들의 한바탕 소극
입력2001-10-11 00:00:00
수정
2001.10.11 00:00:00
장진 감독 '킬러들의 수다'서울 한복판에 원인 모를 폭발사고와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첩보영화를 방불케하는 사건현장에서 유유히 빠져나오는 4명의 남자들. 팀의 리더이자 냉철한 성격의 상연(신현준), 폭약에 대해 전문가인 정우(신하균), 사격에는 불사신인 재영(정재영), 컴퓨터에 능통한 막내 하연(원빈).
그들은 첩보영화의 주인공처럼 경찰들을 비웃으며 포위망을 빠져나온다. 그들은 흔적하나 남기지 않는 전문킬러다.
의뢰인들은 갖가지 사연을 가지고 킬러들을 찾아온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반당한 여인과 등창이 썩어나가는 영감을 보다못한 할머니. 때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하는 사람들이 있다.
킬러들은 의뢰인들이 원하는 날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법으로 사건을 처리해주며 계약서를 쓰고 학생할인도 해준다.
'기막힌 사내들''간첩 리철진'의 장진감독의 신작'킬러들의 수다'는 제목에서 뉘앙스를 느낄수 있듯이 각자 독특한 개성만큼이나 사생활도 복잡한 킬러들의 인간적인 면모에 초점을 맞춘 코믹물이다.
TV앞에 나란히 붙어 앉아 입을 헤 벌린 채 여자 앵커의 표정을 뜯어보면서 "오늘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데?""아.웃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라고 하지 않나, 자신이 죽여야만 하는 여자와 사랑에 빠져 함께 블루스를 추는 킬러(정우).
또 사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하지 못한 형을 위해 천진한 얼굴로 사랑을 예찬하는 컬러(하연). 그의 독백이 썰렁하다 싶을 때 카메라는 고개를 숙인채 웃고 있는 동료들의 얼굴을 보여주고 있어 이 모든 것이 한바탕 소극임을 말해준다.
이 영화에서는 그동안 영화속에서 봐왔던 냉철한 킬러들의 액션과 전장을 방불케하는 활약상을 기대하기보다는 좀 더 가벼워지고 다양해진 장진감독 특유의 코미디 감각을 느끼면 족하다.
전작보다 대중적이다. 특히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오페라 '햄릿'공연장에서의 살인장면은 압권이다.
배우들의 연기변신이 눈에 띈다. 신현준의 자연스런 연기나, 영화'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북한 병사역을 맡아 연기력이 검증된 신하균이 그렇다.
또한 원빈은 내레이션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화자이자 막내역을 맡아 안정된 연기를 펼쳐 스크린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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