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세계적 오일메이저들이 독점하고 있는 이라크 시장마저 뚫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세계 4위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이라크 시장에 첫 발을 내딛으며 전후 재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2일(현지시각) 러시아의 루크오일로부터 1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웨스트꾸르나 가스-오일 분리 플랜트(GOSP)를 수주, 계약했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라크에 첫 진출하게 되면서 박기석 사장 취임 이후 강조해 온 시장과 고객 확대, 사업 다각화라는 성과를 한꺼번에 달성하게 됐다. 이라크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진출한 26번째 국가로, 현재 확인된 원유매장량만 세계 4위 규모이고 잠재 매장량까지 감안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석유 대국이다. 사우디와 UAE, 바레인을 기반으로 중동 포지셔닝에 성공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수주로 대규모 전후 복구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라크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세계적인 오일 메이저 업체로의 수주를 확대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루크오일은 민영 석유기업(IOC) 중 세계 1위의 원유매장량을 자랑하며, 2011년에만 석유와 가스 분야에 약 100억달러를 투자한 오일메이저다. 미국의 엑슨모빌로부터 인도네시아의 프로젝트를 수주한 삼성은 세계 정상급 오일메이저를 잇따라 고객으로 확보해 오일메이저가 개발권을 쥐고 있는 이라크는 물론 전세계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신사업인 화공 업스트림(원유 채굴부터 가스·오일 분리 등 가공 전 단계) 분야에서도 확실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0년 첫 진출 이후 굵직한 프로젝트를 연달아 수주하며 화공 업스트림 분야를 회사 성장의 주요 축으로 자리매김시켰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이 수주한 이번 프로젝트는 웨스트꾸르나 유전 2단계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이라크 남부 바스라 지역에 위치하게 된다. 유전에서 뽑아 올린 원유 혼합물을 오일과 가스로 분리해 하루 46만 배럴의 오일을 생산하는 플랜트로, 삼성은 전단 설계(FEED)와 설계, 조달, 공사, 시운전의 분야를 일괄턴키 방식으로 수행해 2014년 7월 완공할 계획이다.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이라크는 원유의존도가 높은 나라로 경제 재건을 위해 공격적으로 석유를 증산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유 생산시설에 이어 정유와 가스플랜트의 발주도 예상되는 만큼 세계적인 EPC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안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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