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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리 운용 운신폭 넓어진다

물가목표 허용범위 2012년까지 2~4%로 확대


한국은행이 중기 물가안정 목표를 소비자물가상승률(CPI) 3% 기준 상하 1%포인트로 넓혔다. 또 3년 평균 물가목표를 정해놓고 이를 맞추는 평가 방식을 없앴다. 이에 따라 한은의 금리운용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에 유력한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인상이 늦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은, 금리운용 운신 폭 넓어져=2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내년부터 3년간 적용될 물가안정 목표치를 3%±1%포인트로 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2007~2009년에 적용했던 물가허용 범위가 2.5∼3.5%였는데 오는 2010∼2012년에는 2.0∼4.0%로 확대되는 것이다. 한은은 3년마다 물가안정 목표치를 제시하고 이를 기준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한다. 한은이 과거와는 달리 물가변동 허용범위를 늘려 잡은 이유는 금융위기 이후 물가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금리운용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신운 한은 물가분석팀 팀장은 "물가허용범위 확대는 최근의 소비자물가 움직임, 주요국의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 이후에 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데다 국제 원자재 가격, 환율 등의 움직임에 따라 물가변동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물가 변동폭이 클 때 목표치를 좁게 설정해놓을수록 한은으로서는 금리운용 제약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물가가 일시적으로 치솟을 경우 허용범위를 너무 좁게 설정해놓으면 경기가 나빠진 상황에서도 어쩔 수 없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게 된다. 한은은 또 3년 평균 물가목표 달성 방식도 폐기했다. 기존에는 3년간 물가 평균이 목표 범위 내에 들어오도록 명시했다. 예컨대 지난 2년 평균물가가 4%였다면 3년째에는 경기상황과 상관없이 금리를 올리는 등의 방법을 동원해 물가를 끌어내려 평균 2.5~3.5% 안에 들도록 했다. 그러나 이는 통화정책이 과거에 얽매이는 부작용을 가져왔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대신 앞으로는 범위를 한정 짓지 않고 '중기적으로' 물가가 3% 안팎에서 안정되도록 할 방침이다. ◇금리인상 늦어지나=한은이 지난번과는 다른 방식의 물가목표 수치와 방식을 내놓자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더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물가목표 범위가 확대되면서 한은은 금리인상 부담을 덜게 된 만큼 저금리가 지속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면서 "한은의 통화정책이 물가보다는 경기흐름에 좀더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양진모 SK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목표 내에 있는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보여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늦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2월 정도로 예상했지만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경우 2월에 인상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물가목표 중심치는 예나 지금이나 3%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신 팀장은 "물가목표 범위를 확대한 것이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조치가 기준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석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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