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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전용 탑승구를 만들지 않으면 A380을 샌프란시스코 노선에 투입하겠다."
지난 2005년 당시 앤토니오 비어라고사 로스앤젤레스 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조양호(사진) 한진그룹 회장이 던진 '통첩'이다.
이 '통첩'이 통했는지 이후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는 A380 여객기 전용 탑승구 13개가 마련됐고 이 가운데 9개가 대한항공이 쓰는 톰 브래들리 터미널에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9일(현지시간) 경제면 톱 기사로 조 회장을 다루면서 이 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LAT는 기사에서 "한국과 남부캘리포니아의 관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온 인물"이라는 조 회장에 대한 빌 앨런 로스엔젤레스 경제개발위원회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을 인용해 조 회장과 로스앤젤레스와의 인연을 자세히 소개했다. 조 회장은 로스앤젤레스의 명문 사립대학 USC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고 세 자녀가 모두 USC 동문으로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화물 부문 1위, 국제 여객 부문 3위인 대한항공을 이끌고 있다.
LAT는 "40년 전 신혼여행을 로스앤젤레스로 왔다가 밤에 호텔을 찾지 못해 헤매던 조 회장은 이제 밤에도 누구나 한눈에 찾을 수 있는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높은 윌셔그랜드호텔을 짓는 중"이라며 "로스앤젤레스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기는 조 회장이 로스앤젤레스 지역 경제에 매우 중요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LAT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2017년쯤이면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본다"며 "호텔과 사무용 빌딩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 투자의 최적기"라며 현재 건설 중인 윌셔그랜드호텔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조 회장은 또 "투자는 장기적으로 보고 하는 것이며 단기적인 이익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한진이 경영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에 위치한 나보이공항을 항공화물 허브 공항을 만들어 동서양을 연결하는 신실크로드의 중심으로 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한편 조 회장은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 세 자녀가 회사를 이어받아 경영했으면 한다는 희망과 함께 "거저 그 자리를 차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 혹독한 경영수업을 예고했다고 LA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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