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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역대 대통령의 가르침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는 20일 오전 딸에게 무슨 말씀을 했을까. 딸은 아버지ㆍ어머니에게 참배를 하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딸은 승리의 기쁨 대신 막중한 책임감에 짓눌리고 부모는 그런 딸을 안쓰러워했을까.

대통령이란 자리는 누구에게나 처음이다. 연습이 없다.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되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나간 대통령이 걸어간 길이 있다. 그들의 성공을 취하고 실패를 버린다면 최소한 다음 대통령이 이어 달릴 수 있게 바통은 넘겨줄 수 있다.

재임 기간 내내 국정의 제일 과제로 추진해야 될 것은 국민통합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지역갈등, 이념대립, 세대충돌 등 분열상이 복합적으로 드러났다.

대한민국이 부도 위기로 치닫던 지난 1997년 말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은 금 모으기 운동을 벌였다. 금을 팔아 얻은 달러도 두둑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 운동을 통해 우리 국민이 한마음으로 힘을 합치면 국가 부도도 막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사실이다. 국민 개개인이 손을 맞잡고 우리라는 이름으로 하나될 수 있도록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만인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국민이 하나될 수 있도록 만인의 지혜 모아

임기 시작과 동시에 해야 할 일은 검찰 개혁이다. 지난 세월 검찰이 권력의 의중을 좇아 하수인 역할을 자처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는 똑똑히 봤다. 권력을 쥐는 순간 이런 검찰이 입맛에 맞을지 모르지만 결국 박 당선인과 나아가 국가를 망치는 독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군 내부 사조직인 하나회를 척결했다. 12ㆍ12라는 하극상으로 정권을 잡고 5ㆍ18로 국민을 살육한 전두환 신군부가 하나회 출신이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군의 핵심인 육군참모총장ㆍ기무사령관ㆍ수도방위사령관ㆍ특전사령관을 잇따라 교체하면서 하나회를 와해시켰다. 속전속결이었다.

박 당선인이 김 전 대통령에게 당선 인사를 가면 전광석화로 일 처리를 한 뚝심과 순발력을 배워야 한다.

시진핑의 중국과 아베 신조의 일본이 만들어내고 있는 정치ㆍ군사적 긴장은 지금 동아시아를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이끌고 있다. 북한은 로켓을 쏴 위성을 궤도에 올려놨다. 우리는 한반도ㆍ아시아ㆍ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의 흐름을 파악만 할 뿐 주도할 수는 없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1년 4월 제주도에서 소련의 최고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와 정상회담을 했다. 소련의 일방적인 통보로 회담장소가 서울에서 제주도로 바뀌고 그마저 오지 않는 고르바초프를 하염없이 기다린 데 대해 굴욕외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노 전 대통령은 이를 감수하고 북방외교에 성공해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한중 수교 등을 이뤄내며 동아시아의 냉전 해체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물태우(노 전 대통령의 유약한 리더십)면 어떤가. 그는 공산권과의 수교라는 새 지평을 열면서도 전통 우방인 미국ㆍ일본과의 관계를 손상시키지 않았다. 박 당선인은 노태우 정권의 북방외교를 재평가하고 노하우를 습득해야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다. 화가가 포스터에 쥐를 그려 넣었다고 벌금형을 받고 공무원과 교사가 시국선언을 했다고 파면ㆍ해임을 당하고 경제 논객이 인터넷에 정부정책을 비판했다가 구속되는 그런 일들은 없었다. 당선인은 이명박 정권이 저지른 광범위한 민주주의의 후퇴를 인정하고 이를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의 반면교사로 삼아라. 그는 임기 초부터 무리하게 고환율 정책을 펴 중소기업에 치명적 손실을 안기고 저금리 정책으로 서민 물가를 올렸다. 강자를 돌보고 약자를 내쳤다.

사람이 먼저인 사회 만들기를

마지막으로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이 되기 위해 다른 가치를 내걸고 뛴 문재인 후보의 진심을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그는 역대 대통령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될 뻔한 사람이다. 문 후보의 진심은 문 후보 개인이 아니라 문 후보를 찍은 48.0%, 1,469만2,632명의 국민의 마음이다. 이들이 바란 것은 사람이 먼저인 사회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세상이다.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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