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지구촌 환율전쟁] (상)美 약달러정책 파장

이라크전에 이어 경제전(戰)이 미국에 의해 촉발될 조짐이다. 바로 환율 전쟁이다. 최근 디플레이션과 함께 환율문제가 세계 경제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그동안 강 달러정책을 표방해온 미국이 최근 존 스노 재무장관의 입을 통해 자국 수출산업 보호를 위해 사실상 약 달러 용인 기조로 돌아서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뒤 수면위로 급격히 떠오르고 있는 현상. 경제 자유주의를 내세우는 미국의 이 같은 사실상의 보호무역주의적 정책에 아시아를 비롯한 주요 국들이 `응전 태세`를 보이며 미국에 맞서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경기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요즘, 주요 경제권간 환율전쟁이 국제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가늠해보고 향후 동향을 진단해 본다. “미국이 유럽에 대량 살상무기를 유포하기 시작했다” 영국 가디언지가 미국의 약 달러 정책이 유럽 산업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표현한 말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재정 및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이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수단으로 환율정책을 택하면서 상대적으로 통화 가치가 절상된 세계 각국은 막대한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러나 미국의 이 같은 환율정책은 단순히 이웃 국가의 무역 수지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세계 무역의 틀인 자유무역 기조를 심각히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국 환율의 가치 절하를 통해 자국 산업을 지원하는 정책은 무역관세, 보조금 지급, 외국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정책 등과 더불어 보호무역주의의 대표적인 수단 가운데 하나. 표면적으로나마 자유무역주의의 신봉자를 자처하는 미국이 경제 살리기의 수단으로 환율을 들고 나온 것은 막대한 재정적자로 정부 운신의 폭이 좁은데다 초저금리로 금리 인하 여력도 없기 때문이다. 통화가치 하락은 미 경제의 상당부분을 짊어지고 있는 수출 산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디플레 우려를 잠재우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미국이 자국의 경기 회복을 위해 달러약세를 유도하는 것이 전세계 무역 질서를 흔드는 점이 문제다. 전문가들은 달러가 (유로 대비)10% 하락할 경우 미국은 1,000억 달러의 수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유럽의 기업 이익은 평균 5~6%떨어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앉은 자리에서 당하고만 있을 수 없는 아시아 각국 역시 경쟁력을 잃지않기 위해 자국의 통화가치 절상에 나서는 등 환율 전쟁 양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요즘 각국의 이기주의, 보호주의가 부딪히면서 결국 세계 경제의 대공황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실제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은 세계 각국이 고관세, 통화가치 절하에 나선 것이 주요 원인의 하나였다. 뉴스위크 최신호가 부시 행정부의 약달러 정책이 세계적인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 근거도 이 같은 이유다. 이에 따라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의 약 달러 정책으로 대변되는 경제 국수주의는 전세계의 반미 감정을 부추겨 결국 수출에도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설령 즉각적인 효과를 본다 해도 세계 침체를 초래, 해외 수요가 줄면서 미국 경제에도 결과적으로 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