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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잇는 女프로골프대회 신설… 대체 왜?

남자대회보다 일정·비용부담·상금규모 적어… 女골퍼 선호 프로암참가자 배려도


G그룹 기획실의 이 차장은 요즘 머리가 지끈거린다. 지난해 회사 홍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여자프로골프대회를 기안해 야심차게 추진 중이었는데 해가 바뀌면서 갑자기 대회 신설이 줄을 잇는 바람에 난관에 부딪힌 것이다. 현대건설과 서울경제신문이 힐스테이트 서경오픈을 창설, 골프계 안팎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을 비롯해 문화방송이 5개 대회로 투어를 만드는 등 여자 대회가 끊임없이 생겨 올해 26개라고 한다. 이 중 미국LPGA투어와 한일전 등 KLPGA 정규 투어 대회가 아닌 것을 빼도 24개, 올해 18개 대회를 계획하고 있는 남자 경기인 KPGA 코리안 투어보다 6개나 많다. 여기에 여자 프로 골퍼들은 각종 기업체의 프로암 대회에 초청된다. 지난해 기업체가 KLPGA에 공인료를 내고 치른 하루짜리 프로암 대회는 모두 16개에 달했다. 도대체 왜 여자 대회가 이토록 폭증하는 것일까.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은 대략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첫 번째는 일정과 비용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 국내 여자대회는 모두 3라운드이며 연습라운드 하루와 프로암 경기 하루를 더하면 총 5일이 소요된다. 4라운드 경기인 남자 대회에 비해 하루가 적어 그 만큼 코스 사용료를 줄일 수 있다. 요즘 수도권 인근 골프장의 대회 대여료는 2억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급하게 빌리며 3억원까지 냈다는 주최측도 있다. 때문에 하루라도 줄여 비용을 덜려는 것이 대회 주최 측의 입장. 상금도 마찬가지. 남자 대회는 최고 10억 원 규모의 대회까지 나오고 있으나 여자 경기는 3억원 수준이면 상급이다. 물론 여자 경기도 5억원 규모가 생겼으나 총상금 2억원짜리 대회도 많기 때문이다. 보통 대회 운영 비용은 총상금의 3배 이상. 상금을 제외하고는 코스 대여료와 TV중계 제작비로 가장 많은 돈을 쓰게 된다. 두 번째 이유는 프로암 참가자들이 남자보다는 여자 골퍼를 원하기 때문이다. 프로암 참가자 대다수가 남성이라 여성을 원한다는 단순한 차원이 아니다. 남과 비교하는 독특한 습성 때문이다. 10~20야드쯤은 뒤에 있는 챔피언 티잉 그라운드에서 레귤러 티잉 그라운드에서 치는 자신보다 훨씬 멀리 볼을 보내는 남자 프로 골퍼들을 프로암 참가자들이 반가워 하지 않는 것이다. 같이 걸어가면서 이야기를 하기도 힘들고 무엇보다 주눅이 들어서 제대로 샷하기 힘겹다는 것이 참가해 본 골퍼들의 후일담. 이에 비해 여자 프로 골퍼들은 같은 레귤러 티잉그라운드에서 함께 플레이해도 거리가 비슷해 함께 걸어가며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은 사실 여자 프로 골퍼들을 '이겨 보려는' 심리다. 누군가와 끊임없이 비교하고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습성이 드러나는 대목. 유명 프로골퍼의 멋진 샷을 가까이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해 하는 외국의 경우와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기업체가 골프대회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프로암 대회를 통해 고객 또는 거래처 임원들을 접대하려는 것. 프로암 대회 출전자들의 '암묵적 요구'에 맞춰 여자 대회 쪽으로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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