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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클릭] 데드크로스 & 평생 미혼


거친 유목환경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은 무엇이었을까. 답은 아이를 낳는 여성. 부족의 전투력과 노동력 유지를 위해 가임 여성을 혼자 살도록 놔두지 않았다. 고구려의 형사취수제(兄死娶嫂制)가 대표적이다. 중국인들이 한족왕조라고 우기는 수와 당이 금과 원, 청처럼 정복왕조라는 해석도 선대왕의 애첩을 아들이 아내로 삼는 북방 유목민의 습성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서양도 마찬가지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독신자는 인간 이하로 여겨졌다. 현제(賢帝) 아우구스투스는 '생명을 만들지 않는 것은 살인에 버금가는 중죄'라며 기원전 18년 '정식 혼인법'을 제정해 총각들에게 세금을 거뒀다. 합스부르크가에 맞서 끈질긴 독립전쟁을 벌였던 네덜란드는 1663년 미혼 가임여성에게 50길더씩 벌금을 매겼다. 이탈리아 베니토 무솔리니도 미혼세를 거뒀다. 구소련이 아이가 없는 사람에게 임금의 6%를 떼어간 미출산세는 1941년 제정돼 해체(1990년)까지 이어졌다.

△적극적인 출산 장려로 크게 재미 본 나라는 프로이센. 나폴레옹이 천재전략가로 극찬한 프리드리히 1세와 그의 아들 프리드리히 빌헬름 시대에 걸쳐 프로이센은 남성의 수도원행을 금지하고 중혼(重婚)까지 허용하는 적극적인 성개방정책을 펼쳐 인구를 두 배로 늘렸다. 막강해진 병력을 갖게 된 프로이센이 없었다면 300여개 크고 작은 나라로 분열됐던 독일의 통일도 늦어졌을지도 모른다. 일본의 침략을 예견한 율곡 이이의 '10만 양병설'도 당시 조선의 인구 수준에 견줬을 때 불가능했다는 분석도 있다.



△전라남도에서 사망자 숫자가 출생아를 웃도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했단다. 출산율이 이대로라면 2029년부터 항구적인 마이너스 성장에 빠져들고 2500년에는 민족이 소멸한다는 끔직한 예측도 있다. 이런 판에 20대 초반의 5분의1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게 될 것이라는 우울한 소식까지 들린다. 프랑스나 스웨덴은 육아와 다출산에 대한 수당과 세제혜택으로 출산율을 끌어올렸다. 예전처럼 미혼세나 미출산세를 거둘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다둥이 가족에게 보다 많은 혜택이 돌아가면 좋겠다. 축원하나니 결혼과 출산에 행복과 기쁨이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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