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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철곤 오리온 회장 구속영장 청구

100억대 비자금 조성 계획ㆍ지시<br>서미갤러리 홍대표 구속기소

검찰이 담철곤(56) 오리온그룹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담 회장 부인인 이화경(55) 오리온그룹 사장에 대해서는 소환조사와 구속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이 고(故)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차녀이자 오리온 그룹의 실질적인 오너라는 점에서 이번 비자금 사건과 관련이 크다는 게 판단이지만 부부 모두를 구속 기소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큰 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리온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중희 부장검사)는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담 회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5일 밝혔다. 담 회장은 이 사장과 함께 그룹 전략담당 사장 조모씨(구속기소), 온미디어 전 대표 김모씨 등을 통해 총 100억원대의 비자금 조성을 지시하고 이 자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서울 청담동 고급빌라 '마크힐스' 건설 과정에서 부지를 싼 값에 판 뒤 차액 40억6,000만원 가운데 38억여원의 비자금을 만들어 담 회장 부부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담 회장이 이 같은 비자금 조성 과정을 조씨에게서 정기적으로 보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담 회장은 또 계열사 자금으로 리스한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등 수억원대 외제차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고가의 그림 10여점을 법인 자금으로 사들인 의혹도 받고 있다. 이들 그림은 오리온 그룹 비자금 창구로 거론되는 서미갤러리의 홍송원 대표에게서 대부분 구입했다. 검찰은 최근 담 회장을 소환해 이 같은 의혹을 집중 추궁했지만 담 회장은 일부 혐의만 시인하고 비자금 조성 등의 내용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담 회장 부인인 이 사장도 이 같은 비자금 조성 과정에 연루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이 사장이 담 회장과는 별도로 비자금을 조성하려 했다는 일부 진술과 물증을 확보함에 따라 그를 소환 조사키로 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사장이 지주회사 오리온의 최대주주인 만큼 이번 비자금 사건에 깊숙이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부부 모두를 구속 수사할 경우 여론이 악화될 수도 있다는 부담감이 남아 있는 만큼 구속 영장 청구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미술품 매매를 가장해 오리온그룹 비자금을 세탁한 혐의로 서미갤러리 홍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홍씨는 마크힐스 건설 과정에서 오리온그룹이 조성한 비자금 40억여만원을 입금받아 미술품 거래 방식으로 돈세탁을 해 준 혐의와 오리온그룹의 계열사가 판매를 위탁한 유명화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스틸라이프(Still Life)'를 담보로 대부업체에서 95억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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