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차한잔] 유혁근 한국신용평가 사장 "시장서 신뢰받는 평가사 만들것"자산유동화증권 등 다양한 분야 노하우 바탕국제평가기준에 맞는 공정·객관성 확보 주력연수 확대등 '최고의 인재 만들기' 적극 지원 김정곤 기자 mckids@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신용평가 업무의 기본은 사람입니다. 경험 있는 인재들이 능력을 발휘해 자본시장(capital market)에서 스페셜리스트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힘껏 도울 것입니다.” 올해로 신용평가 업무 20주년을 맞는 한국신용평가의 유혁근(61ㆍ사진) 사장은 국내 신용평가 시장의 미래를 언급하며 평가인력의 중요성에 대해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신용평가 업무에서 직원 개개인의 능력과 노하우가 중요하다며 직원들이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최선의 평가결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신용평가회사의 ‘최고 자산은 인력(man power)’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취임 초기부터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Moody's Investors Service)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계, 각종 연수 프로그램의 참여 기회를 대폭 확대하는 등 직원들의 실력 향상과 동기 부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덕분에 한신평은 투신협회(현 자산운용협회)가 신용평가회사 평가 부문에서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 연속 최우수업체로 선정하기도 했다. 유 사장은 “기업신용평가 업무는 시장을 보는 관점의 차이로 그 질적 수준이 결정된다”며 “한신평은 일반 회사채평가 업무뿐만 아니라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노하우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신용평가 업무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분야다. 하지만 기업의 재무상태 및 기타 여러 가지 내용을 종합적으로 평가, 시장에서 신뢰도를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신용등급을 매기는 것으로 기업들에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도 신용평가 등급에 따라 금리 등 발행 조건이 정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어느 금융기관보다 신뢰성이 중시되고 전문 인력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곳이다. 국내 기업신용평가 시장은 한신평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신평은 85년 2월 신용경제사회의 구현을 목표로 설립된 국내 최초의 신용평가회사로서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2001년 12월 미국 무디스사의 계열 편입을 계기로 평가 전문법인으로서 면모를 일신해왔다. 매년 시장의 주요 이슈를 주제로 무디스와 공동으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올해는 무디스가 본격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첫해다. 이에 한신평은 9월 창립 20주년 행사를 기점으로 제2의 도약을준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유 사장이 있다. 유 사장은 본인을 잘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실무를 꼼꼼히 챙기는 경영스타일로 유명하다. 외모나 차근차근 논리적으로 상대방을 설득해나가는 말솜씨 등으로 보면 학구적인 스타일의 최고경영자(CEO)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유 사장은 외유내강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대학 재학시절 조정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했고 골프 실력이 싱글 수준이라는 데서도 드러난다. 공격적인 경영스타일의 CEO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요즈음, 유 사장은 이들과는 다른 스타일과 행보로서 한신평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유 사장은 한신평을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공정성 및 객관성을 확보한 신용평가회사로 키우자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에는 조직을 전면 개편했다. 기존 1실, 1국, 3부문(11개팀)에서 1국 4본부(12개팀)로 조정했다. 한신평은 조직개편으로 대외신뢰도 제고 이외 전사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 업무효율성 증대 및 신규사업 활성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유 사장은 “조직 개편의 주요 목적은 평가와 마케팅의 분리, 신용평가 업무와 부수업무 간의 방화벽(firewall) 강화, 평가능력 향상을 통한 대외신뢰도 제고에 있다”며 “이를 위해 마케팅을 전담하는 BD(business development)팀을 신설, 평가본부에서 분리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평가본부와 조사국을 사장 직속으로 편제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적인 추세에 맞춰 평가와 마케팅의 분리, 신용평가 업무의 공정성 강화, 평가프로세스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는 얘기다. 한신평은 또 9월 창립기념식에서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가 요구하는 수준의 윤리규범을 선포한다. 유 사장은 “윤리적 업무관행, 클라이언트의 기밀유지, 이해상충 문제, 공정거래 등 글로벌스탠더드에 맞는 윤리규범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한다”며 “국내 신용평가 업무를 이끌어온 한신평이 또 다시 개척자(프론티어) 정신으로 평가업계를 선도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신용평가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시장 개방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 등 국제적인 신용평가 회사들이 재정경제부 등 금융당국에 신평사 설립조건 완화 등을 골자로 한 시장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이르면 1년, 늦어도 2~3년 안에는 시장이 개방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유 사장은 “신용평가 시장개방은 대세지만 아직은 시기적으로 이른 감이 있다”며 “시장개방은 국내 신용평가 회사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과 토대가 마련된 4~5년 뒤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기업신용평가의 역사는 20년 가까이 됐지만 본격적인 신용평가 업무가 시작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98~99년이므로 아직까지는 시장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사업 분야에 대한 청사진도 밝혔다. 유 사장은 “시장에서 가장 신뢰받는 신용평가회사로 우뚝 서기 위해 비상장주식 가치평가, 펀드평가, 지방채(municipal bond)평가 등 신규 평가시장 개척 및 새로운 평가기법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에도 적극 나서겠다”며 “특히 지방채평가 시장은 이미 성숙해 있는 상황이므로 상품 개발을 적극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영철학과 스타일-임직원 의견 수렴 '합리주의자' 유혁근 사장은 한국신용평가 사장 취임 이후 신용평가의 질 개선과 신용등급의 신뢰성 제고를 통한 '차별화된 평가회사'로의 도약을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다른 평가회사에 앞서 각종 선진 제도 및 평가시스템 도입에 앞장서는 한편 평가회사로서 최적화된 조직체계를 갖추는 데 실질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추진력을 보여왔다. 이는 유 사장이 신용평가 업무를 오랫동안 담당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유 사장은 경쟁사인 한국신용정보에서 평가총괄실장과 부사장을 지냈다. 직원들은 유 사장에 대해 "업무지식이 해박하고 직원과 임원들 간의 의견을 융통성 있게 수렴하는 합리적인 최고경영자(CEO)"라고 평하고 있다. 유 사장은 한신평이 무디스의 계열사로 편입된 후 무디스와의 업무 협력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같은 점 등을 인정받아 올초 주주들로부터 재신임을 받아 연임했으며 앞으로 국제적인 수준의 평가회사로 도약하려는 한신평의 비전을 실현시킬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한편 유 사장은 지난 64년 동경올림픽 조정 경기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했을 정도로 뛰어난 운동 감각을 갖추고 있다. 골프는 물론 테니스 실력도 상당한 만능 스포츠맨이다. ◇약력 ▦44년 전남 해남 출생 ▦66년 서울 법대 졸업 ▦71년 한국은행 입사, 금융 통계과장 ▦80년 미 오하이오주립대 경제학 석사 ▦82년 금융연수원 교수 ▦88년 한뭣탓陸ㅊ?총괄기획실장, 평가총괄실장 ▦99년 한국신용정보 부사장 ▦99년 한국렌탈㈜ 대표이사 사장 ▦2000년 전북은행 사외이사 ▦2000년 한국신용평가 대표이사 사장 입력시간 : 2005/08/0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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