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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 빚만 늘어 경영난 가중

화장품을 생산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H사는 지난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한 유상증자 주식이 애물단지로 변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외국계 은행을 대상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주가가 취득원가보다 떨어지면 손실분을 보상해 주겠다는 옵션을 단 것이 화근이었다. 외국계 은행은 취득가 3,970원에 증자에 참여해 18%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다. 현재 H사 주가는 3,000원을 밑돌고 있어 외국계 은행이 주식을 장내에서 팔 때마다 H사는 손실분을 메꾸어주고 있다. 매도 자제를 종용하기 위해 경영진이 외국파트너와 다각도로 협상을 전개하고 있지만 명확한 해답을 얻지 못해 속만 앓고 있다. 중소 벤처기업이 99년~2001년 사이에 잇따라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찍어내면서 `상환자금 마련`이라는 부메랑을 맞고 있다.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주가가 취득원가 이하로 떨어지면서 손실분을 보충해 준다는 옵션에 허덕이고 있고, CB와 BW 발행후 이를 갚지 못해 만기를 연장하거나 차환발행에 나서지만 신용도가 크게 떨어져 보증을 세우기도 힘든 상황이다. ◇일단 돌려막고 상환을 미룬다= 실험동물 생산업체인 D사는 2001년 1차로 196억원의 대규모 해외BW를 발행했는데 이를 갚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여러 차례 해외BW를 다시 발행해 이전 채무를 상환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만기 전에 BW를 사들여 소각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새 빚을 내 기존부채를 갚는`돌려막기만 재연하고 있을 뿐이다. 투신운용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 주식형 채권을 발행할 때에는 경기상황이 좋고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기 때문에 거액의 자금을 적은 이자부담으로 발행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채권 상환일이 다가오면서 중소벤처기업들이 고액 이자에도 불구하고 차환발행에 나서거나, 채권 인수권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내거는 경우가 많아 자금악순환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발업체인 O사도 지난 2001년 260억원의 대규모 CB를 발행했고 소각과 주식전환으로 현재 46억원의 잔액이 남아있지만 지난해말 상환만료일을 넘긴 상태다. 지난 2000년 20억원의 사모CB를 발행한 인터넷 교육업체인 M사도 만기일인 지난해말 원리금중 10억원과 이자 3억9,800만원만 상환하고 나머지는 만기를 연장했는데 이자를 다소 높여야 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자금 악순환 가중될 듯= 99년과 2000년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상장ㆍ등록기업은 물론이고 비등록기업들도 잇따라 주식형 채권을 발행했고 기술신보나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서면서 발행물량은 더욱 늘어났다. 이에 대해 KTB자산운용 조영찬 벤처투자팀 펀드매니저는 “신정부가 기보나 신보의 보증을 줄이는 대신 은행신용을 이용한 대출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전 기보나 신보의 보증을 받고 주식형 채권을 발행한 중소기업들이 상환과 차환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지금이야 채무를 갚지 못해 만기연장이라도 하고 있지만 기보와 신보가 보증한 CB 만기가 올해와 내년도에 집중적으로 몰려있어 추가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중소벤처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문을 닫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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