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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에도” 당선축하금 시사
입력2004-02-13 00:00:00
수정
2004.02.13 00:00:00
배성규 기자
12일 국회 법사위 청문회의 초점은 대부업체 `굿머니`의 불법 정치자금 30억원 전달 의혹에 맞춰졌다. 특히 증인으로 나온 굿머니 간부 김진희씨가 열린우리당 신계륜 의원을 자금수수 당사자로 사실상 거론하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김씨가 증언한 주요 사실 중 첫째는 굿머니측이 2002년 11월말과 12월말 김영훈 회장의 지시에 따라 모두 20억원의 현금을 마련, 어딘가에 전달했다는 것. 김씨는 당시 상황까지 매우 구체적으로 밝혀 신빙성을 높였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후보 단일화를 전후한 시점임에 비춰 대선 자금으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
“작년 2월말 돈이 더 전해졌다”는 증언도 주목할 만하다. 이 말이 맞고, 돈을 받은 측이 노무현 대통령 진영이라면 이는 당선축하금일 개연성이 충분하다. 그 만큼 도덕적인 비난의 소지가 커지는 것이고, `뇌물`성으로 사법처리될 가능성까지 제기하는 부분이다.
여권에서 집중적으로 내놓은 `구체적인 물증`과 관련한 증언이 나온 데에도 시선이 모아진다. 김씨가 김 회장이 정치권 압박용으로 만들었다는 보이스펜 녹음CD를 보유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짙게 풍긴 것.
김씨는 또 “(대출금) 500억원이 움직일 때는 뒤에서 작용한 게 있으며 김 회장과 직원이 2002년 12월말께 전화 통화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 “김 회장이 `어느 분한테 손을 써 놨느냐`는 직원의 질문에 `어느 분이다`고 답했다”, “불법을 감추기 위한 로비가 있었고 누군지 정확히 들었지만 신 의원 관련 여부는 말할 수 없다”는 등의 발언을 통해 `전문(傳聞) 증거` 부분의 신빙성도 높였다.
민주당은 김씨를 통해 굿머니측이 정치권 로비에 집중했다는 의혹도 부풀렸다. 김씨가 “신 의원이 김 회장에게 금융감독원장을 소개해 주었느냐”는 질문에 “셋이서 만났다는 얘기는 들었다”고 주장한 게 구체적인 예.
그러나 김씨의 진술로 모든 의혹이 풀리거니 입증됐다고 보기는 무리라는 견해가 많다.
우선 김씨 자신이 질문자에 따라 답변을 흐리거나 번복해 신뢰성에 일말의 의문을 안겨줬다. 김씨는 “전화통화에서 신 의원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가 “직접 보거나 들은 것은 아니다”고 말을 바꾸었고 신 의원을 알게 된 시점에 대해서도 오락가락했다.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이 김씨 증언 외에 아직 아무 물증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의혹 당사자인 신 의원의 부인 강도도 여전히 높다. 그는 이날 “단 한푼도 받은 적이 없다”며 “통화 시기나 내용도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씨가 특별한 지위에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 들은 것을 바탕으로 `하더라`고 얘기하는 등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조 의원도 형사 고소하겠다”고 흥분했다.
반면, 신 의원이 그 동안의 `무조건 부인` 태도와 달리 이날에는 “김 회장과는 평소 아는 사이고 한 두 번 전화통화도 했다”고 친분관계를 시인한 것은 묘한 여운을 남기는 대목이다.
<배성규 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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