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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7월 24일] 기업의 성장과 정도경영
입력2009-07-23 19:49:22
수정
2009.07.23 19:49:22
심재설(LS엠트론 대표이사)
흔히 기업을 사회적 생명체라고 한다. 태어나서 성장하고 결실을 맺는 생명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기업 생명체’를 어떻게 잘 다독거려 성장시켜야 할지 늘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다.
필자 역시 기업을 운영하면서 ‘기업=생명체’임을 늘 마음속에 새기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빛의 속도로 변하는 경제 환경에서는 ‘기업은 성장하지 않으면 죽은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외형은 살아 있더라도 어느 순간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게 갑자기 시들해지면 순식간에 몰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960년 미국 100대 기업 중 30년이 지난 1990년까지 100대 기업으로 남아 있는 기업은 전체의 20% 수준이었으며 지금은 보잉사와 듀폰 등 그 수를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어졌다.
물론 사람이 늙으면 죽음에 이르듯 기업도 성장이 멈추고 늙으면 생명을 다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기업은 생명체와 환경변화에 주도적으로 변화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꾸준히 성장할 수도 있다. 피앤지와 리바이스 등 수백년 역사를 가진 선진국의 유수 기업들은 이를 방증한다.
문제는 정도를 무시한 무조건적인 성장일변도의 정책이다. 성장만을 위한 근시안적 성장전략은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및 성장을 오히려 저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편법은 결코 정도와 원칙을 이길 수 없다. 기업을 성장시키는 대신 고사시키는 암세포가 되기 쉽다. 비정상적인 꼼수와 편법에 의존하는 전략은 또한 조직 전체를 와해하는 복병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성장을 위해 눈앞의 이익 창출에만 매달리는 전략 또한 생명체로서의 기업의 특성을 무시하는 태도다.
미국의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인 ‘엔론’의 파산은 이익 지상주의에 집착하는 행태가 어떤 결과를 가져다 주는지 잘 보여준다. 무리한 확장, 회계조작, 지나친 차입에 의존한 성장전략이 엔론의 파산 원인이었다.
평범하지만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경영은 ‘정도’를 걷는 것이다. 정도를 걸을 때 부작용 없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체질을 강화하며 궁극적으로 기업의 영속을 보장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필자의 회사도 오래 전부터 ‘정도경영’을 경영원칙으로 삼고 있다. 직원들에게 아무리 사소한 업무라도 꼼수와 편법을 쓰지 말 것을 늘 당부한다. 성장을 추구하되 바른 길을 갈 때 기업이라는 생명체는 무럭무럭 자란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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