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제주은행 위탁경영 추진

신한銀, 제주은행 위탁경영 추진

부실여신 보전·노조동의 없을땐 합병거부

새로운 금융구조조정 구도의 한 축으로 등장한 신한-제주은행 통합과 관련, 신한은행은 제주은행을 당장 합병하거나 지주회사로 편입하지 않고 우선 위탁경영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풋백옵션 등 잠재부실에 대한 위험회피 장치와 제주은행 노조의 구조조정 동의를 강력히 요구, 두가지 조건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제주은행과의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신한은행의 이 같은 입장은 정부가 조속히 금융구조조정을 마무리 짓기 위해 우량-지방은행, 우량-우량은행간 통합을 종용하고 있지만 우량은행들의 구조조정 동참에 까다로운 전제조건이 불가피하며 '속전속결'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인호 신한은행장은 8일 "정부가 제주은행의 부실여신을 보전해 주고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추진될 경우 제주은행을 위탁경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당장 제주은행을 인수하거나 지주회사에 편입하는 것은 외국인 주주들의 반대와 문화 차이 때문에 어려우며 일단 제주은행을 클린뱅크화한 뒤 신한은행이 위탁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장은 "일단 위탁경영한 뒤 금융지주회사에 편입시키고 그 뒤에 기능별 통합 등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행장은 "제주은행 노조가 인수에 반대할 경우 아무리 정부가 제의를 해도 어려울 것"이라며 노조의 동의를 전제로 제주은행의 위탁경영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이 행장은 "정부가 제주은행의 잠재 부실여신에 대해 나중에 자금을 지원해 주는 풋백옵션을 보장하지 않으면 신한은행이 제주은행을 다시 실사해 공적자금을 받아야 한다"며 재실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 행장은 이날 금융지주회사 설립과 관련해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들과 자본유치 및 전략적 제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내년초면 외국의 제휴 파트너들이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며 현재 몇 개 해외 기관과 자본 참여를 협의하고 있다"며 "내년 3월말에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상연기자